삼성 "경영환경 극복·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올해는 삼성 성장과 정체의 분수령이 될 중요한 해다. 보다 많은 고민과 각고의 노력을 해달라."

삼성이 내부를 본격적으로 다진다. 삼성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고 다짐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고치고 역량이 다소 낮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 삼성그룹의 중심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연합뉴스


장밋빛 전망에도 긴장에 끈 놓지 않는 삼성

삼성그룹의 중심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 4일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 등 CEO들은 공동 명의로 내부 게시판에 당부의 '하반기 CEO 메시지'를 남겼다.

최근 글로벌 전자업계가 힘든 상황에도 불과하고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8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밋빛 전망에 내부의 긴장 끈이 풀리지 않게 하려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대표 기업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보였던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면서 업계의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이 힘겹게 200조 원을 넘겼다. 이에 올해 초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삼성전자는 반전을 이뤘다.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보여주며 업계의 우려를 단번에 날려버렸다. 특이 올해 2분기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7의 판매호조로 8조 원의 영업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CEO들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 극복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달라"며 "상반기 수익성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더욱 도전적인 하반기를 시작해달라"고 강조했다.

내부 컬처 혁신과 관련된 부분도 언급했다. CEO들은 "핵심 기술을 고도화해 우리의 강점으로 삼고 소비자가 원하는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관행적이고 형식적으로 일하는 업무를 바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스타트업의 빠른 실행력과 소통문화를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려고 기존 직급 단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하고 임진원 간 호칭을 통일하로 결정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하기 위함이다.

   
▲ 삼성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쟁력 강화 의지와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의 변화를 다시 한 번 주문했다./연합뉴스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하자"

삼성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쟁력 강화 의지와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의 변화를 다시 한 번 주문했다.

5일 오전, 삼성의 사내방송 SBC는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2부, 우리의 민낯'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생중계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방송의 초점은 소프트웨어의 큰 그림을 그리는 아키텍처(architecture) 역량의 현 수준을 진단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평적 조직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가진 소프트웨어 리더로서의 규모에 비해서 아키텍처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며 기본적으로 구조설계를 하는 아키텍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프트웨어 역량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SBC는 "설계가 잘된 소프트웨어는 뭔가를 새롭게 바꾸거나 확장하기 쉬운 반면, 설계가 잘못되면 작은 개선을 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SBC는 수평적·개방적 조직문화로의 변화도 주문했다. SBC는 "개방적 소스코드를 서로 살펴보고 잘못된 걸 바로 지적해야 소프트웨어 자체를 개선할 수 있다"며 "수평적인 상호평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직급이 올라가면서 관리업무에만 매달리는 조직의 비효율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SBC는 "직급이 올라가면 실무적 소프트웨어를 제쳐두고 관리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전문성이 축적된 개발 리더의 양성이 미흡했다"며 "조직관리의 부담에서 벗어나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SBC는 지난달 21일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1부, 불편한 진실'을 통해 삼성이 구글 등에 비해 소프트웨어 역량이 크게 뒤처진다는 내용을 보내면서 솔직하게 현황을 진단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직원들과 함께 형성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