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구조조정과 노조의 파업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조선업계 대형 3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수주를 앞두거나 무사히 인도, 새로운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등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18일 대우조선해양은 3조원에 달하는 원유 생산 플랜트의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카스피해 동쪽 10km 부근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의 현재 모습. /사진=Chevron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Tengiz Field)에 대규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셰브론, 엑슨모빌 등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최근 이 유전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FID, Final Investment Decision)을 내린 것이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 회사들이 급격한 유가하락 등으로 유전개발 프로젝트를 잇따라 취소한 가운데 날아든 소식이라 더 의미가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11월 TCO로부터 유정제어, 원유처리시설 등 생산설비 모듈(Module)을 제작하는 공사를 약 27억 달러에 수주했다. 총 제작 물량만 약 24만톤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면 대우조선해양과 협력업체의 해양플랜트 생산인력이 약 3년 정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들 물량을 옥포조선소와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등에서 90여개의 모듈로 제작해 오는 2020년까지 인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상세설계와 대형장비 구매, 현지 설치공사 등은 주문주 책임 하에 진행되며, 대우조선해양은 모듈의 제작만 담당하게 된다.

프로젝트의 1차 선수금으로 입금될 1억3000만 달러(약 1500억원)는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가도 공사 물량이 증가하면 연동되어 증액하는 방식이어서 기존에 턴키공사로 수주했던 해양플랜트 공사에 비해 손실 위험이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사장은 “이번 투자결정은 최근 해양 공사 물량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자재 업체와 협력사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준비와 실행으로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분위기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 현대중공업이 제작, 인도한 다이아몬드 사 반잠수식시추선 ‘오션 그레이트화이트(Ocean Greatwhite)’호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도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시황이 어려운 가운데 해양설비를 정상 인도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반잠수식 시추선 ‘오션 그레이트화이트(Ocean Greatwhite)’호를 발주처인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Diamond Offshore)사에 인도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6억3000만달러에 길이 123m, 폭 78m로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을 수주한 바 있다. 최대 수심 3000m 해상에서 작업할 수 있으며, 에베레스트산(8848m)보다 깊은 해수면에서 1만670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반잠수식 시추선은 드릴십에 비해 이동성은 떨어지지만 물에 직접 닿는 선체 면적이 작아 파도와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의 변화를 적게 받는 특징을 갖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도가 최근 저유가 기조로 다수의 해양 프로젝트가 인도 지연 및 취소되는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 대금 약 4600억원이 들어옴에 따라 현금 흐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도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국영에너지 기업인 ENI사가 지난해 6월 발주한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입찰에 프랑스 테크닙(Technip), 일본 JG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총 사업규모가 54억달러(약 6조2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입찰에 삼성중공업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이다. 삼성중공업 컨소시엄은 올해 1분기부터 ENI 측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놓고 하반기 본 계약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반등에 힘입어 오일메이져들이 투자를 재개하려는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며 “해양플랜트에 우여곡절이 많았던 빅3가 시행착오로 얻은 노하우를 잘 반영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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