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 해외 반출 요청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 해외 반출을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구글과 정부·산업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지도데이터'는 굉장히 중요하다. 일예로, 속초에서 포켓몬(go)고 게임을 하면 건물과 도로는 안 보이고 허허벌판으로 나온다. 이는 게임 기반이 되는 구글 지도에는 국내 정밀지도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지도데이터를 가져가면 게임도 더 정밀해지고 국내에서도 구글 길 찾기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국내 포털 위성 서비스에서 청와대를 검색하면 숲으로 위장돼 있는 모습이지만 구글 위성사진에는 청와대가 그대로 보인다. 이는 정밀 지도 데이터가 결합되면 청와대와 전국의 군부대 등 국가 안보시설이 고스란히 전세계에 드러나는 것이다. 

   
▲ 구글이 국내 정밀 지도데이터 해외 반출을 요청해 논란이 일은 가운데 구글과 정부·산업계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구글 지도./구글 지도 캡처


특히 일부에서는 구글이 서버를 국내에 두면 지도데이터를 반출할 필요가 없는데 세금을 피하기 위해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모바일의 혁신과 국가의 안보가 쟁점으로 오른 '지도 반출' 논란에 국민들 역시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6월1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에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승인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신청 후 60일 이내인 오는 25일까지 가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지난 8일 국회에서는 이번 논쟁과 관련해 첫 토론회까지 열렸다.

국회 토론회에서 구글 본사의 권범준 매니저는 "구글은 전 세계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혁신 도입이 늦어지거나 그 결과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반출을 요청한 정밀 지도는 안보 시설이 모두 지워진 것이기 때문에 안보를 위협할 거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안보 분야 뿐만 아니라 구글을 향해 다양한 지적이 일고있다. 공간정보산업협회 소속사는 62%가 지도 반출에 반대했다. 구글이 공간정보 데이터를 다 갖고 간다면 국내 산업은 구글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구글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국내에 서버를 만들지 않고 지도 반출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 구글 본사의 권범준 매니저가 블로그에 올린 글./블로그 캡처


인터넷진흥원 최희원 수석연구원은 "혁신적이고 놀라운 무인자동차, 드론 등 차세대 기술을 보여준다면서 얼마 되지 않는 세금으로 싸움을 벌이는 것에 실망하고 있다"며 "구글은 서버를 한국에 두고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도 "국내에 서버를 두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국내에 서버를 두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구글의 지도 반출과 관련한 여론 반응 발표도 했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가 '구글지도 해외반출 관련 이슈 모니터링 분석'이라는 주제로 뉴스·뉴스 댓글·트위터·네이버 블로그 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체로 안보, 세금 등의 이슈에서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실제 네티즌 반응을 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아이디 rlae****는 "안보 걱정도 합리적으로 고려해 볼 사항이다. 산업발전 역시 그렇다. 그런데 안보가 기본이 되지 않으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소속감에 따른 안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다. 안보가 없으면 산업도 없다"고 의견을 냈다.

kimy****는 "구글이 정말 대한민국의 혁신이 늦어질까 걱정하는 걸까. 아니다 세금 회피용이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생각했다면 우리가 요청하지 않아도 서버를 국내에두고 사업을 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구글 지도 반출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ktwe****는 "어차피 보려면 다 볼 수 있는걸 왜이리 꺼려하는건가. 그렇게 국가 안보가 걱정되면 아예 노출시키지말고 다른지도들도 다막아버려야 정상이다"라고 했다.

한편 구글의 지도 반출과 관련해 찬반 의견이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12일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반출 여부를 논의한다. 이날 반출 여부에 대한 뚜렷한 윤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