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베트남의 낮은 인건비와 높은 교육열, 높은 저축률은 30년 전 한국과 흡사해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어요. 베트남 사람도 몽고반점이 있어 놀랐습니다. 국력이 성장하면서 베트남이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죠. 마치 한국 양정모 선수가 1976년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과 비슷합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22일 오후 한국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베트남펀드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베트남에 대해 극찬했다. 그러면서 30년 전 미국에서 최초로 ‘코리아펀드’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둔 경험을 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래서 코리아펀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출시하는 ‘메리츠 베트남 펀드’는 10년 동안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으로 출시했다. 모집규모는 1500억원이다. 이중 메리츠자산운용이 5억원을 투자하고 리 대표와 직원들도 도합 40억원가량을 펀드에 넣을 계획이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일반 주식형펀드 중 10년 폐쇄형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자금을 운영하는 데 있어 유출입이 확대되면 원활한 투자가 할 수 없게 된다”며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투자하는 만큼 처음으로 폐쇄형 펀드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베트남 국영기업들이 앞으로 순차적으로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초기에는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갈 예정이다. 대신 오는 12월 상장을 통해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해 자금이 탈출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리 대표가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베트남의 경제의 높은 성장성이다.

리 대표는 “평균연령 29세로 젊은 나라인데다 인구는 9400만명 중 평균 연령이 29세 달한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약 7%로 기대되며 높은 교육열과 저축률은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과거 한국처럼 베트남 국민들도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크고,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베트남이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30년전 한국의 경제상황과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리 대표는 베트남의 부정부패와 투명성 부족,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것(S&P 기준 ·BB-)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또 과거 베트남 열풍이 불었을 때 국내 자금이 대거 투자에 나섰지만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입고 물러났던 아픈 과거가 있다.

그는 “당시에는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이 몰려 거품을 일으켰던 측면이 있었다”며 “국가신용등급이 낮아 미국과 같은 대규모 자금이 못 들어오는 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펀드는 베트남 시총 상위 10~15곳을 투자 대상으로 한정한다. 우유회사인 비나밀크, 소프트웨어업체 FPT코퍼레이션, 비키니 승무원으로 유명세를 탄 비상장 항공사 VietJet Air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다.

이 펀드는 오는 9월 5일~9일까지 메리츠, 동부, 미래에셋, 유진, 한국투자, 현대증권에서 선착순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12일부터 운용을 시작한다. 메리츠베트남은 선취수수료로 2%를 받는다. 연간 보수는 0.96%다. 모집금액은 500억~1500억원으로 500억원이 미달할 경우 펀드 설정이 무산되고, 선착순으로 1500억원이 일단 모이면 추가로 돈을 받지 않는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