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전세·특혜대출 뻥튀기 정권 흔들기…민심 역린 자기덫에 빠져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시골출신에 지방학교(경북대)를 나온 이른바 '흙수저'라고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며 억울해 했지만 그건 오해다. 또 아픈 가정사가 있다지만 지방 명문대 출신에 고위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승승장구해 온 장관 후보자가 흙수저로 자기 방패막을 치는 것도 이 시대 온갖 사연의 가진 것 없는 진짜 흙수저들이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다.

김 장관이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맞은 이유는 따로 있다. 좋든 싫든 김 장관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잡을 미끼가 돼 있기 때문이다. 우 수석을 자리에서 반드시 끌어내려야 대통령을, 이 정권의 기를 꺾을 수 있다고 보는 세력들의 과녁에 운 나쁘게도 김 장관은 걸려들었다.

야당과 언론이 아무것도 아닌 김 장관 부동산 의혹에 '황제전세'니 '특혜대출'이니 하며 있는 대로 뻥튀기를 한 것도 그 점에서 보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김 장관의 허물을 가급적 크게 부풀려야 인사검증 한 우 수석을 같이 잡을 것 아닌가.

김재수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해임안을 내겠다고 오버하는 야당이나, 언론이 김 장관과 관련 기관, 인사들의 납득할만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의혹"이라며 줄기차게 나발을 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요컨대 김재수를 잡아 우병우까지 노리는 일타쌍피의 누구나 알만한 진부한 노림수라는 얘기다. 이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이 "제2의 우병우(청와대 민정수석)를 보는 듯하다"고 비꼰 것만 봐도 금방 안다.

더민주당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국회 인사검증 10여일 동안에만 수많은 특혜와 잘못이 발견됐음에도 박근혜정부 인사검증 기관에서는 무려 3개월 동안 부실 인사검증을 해놓고 직무태만을 감추기라도 하듯 서둘러 임명한 것을 규탄한다"고 쓸데없는 부지런까지 떨어가며 우 수석을 겨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그러니까 김 장관은 괜한 피해의식을 갖거나 필요 이상 과도하게 언론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 대해 야당이 5일 해임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김 장관의 '황제 전세', '특혜 대출'은 뻥튀기 의혹을 제기하며 "제2의 우병우를 보는 듯하다"는 억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연햡뉴스

야당이 뻥튀긴 김재수 장관 의혹들

야당이 여소야대 힘자랑을 할 먹잇감으로 김 장관을 꽉 물어버린 이상 폭주하는 야당을 막을 힘이 지금 여권엔 없다. 하지만 참 묘한 것이 지금 야당엔 대선 승리 샴페인 뚜껑을 지금부터라도 딸 것 같은 나른한 분위기가 퍼져있다. 여당을 몰아붙이는데 신난 더불어민주당이나 막 취임한 신임 장관에게 "정신감정을 받아보라"고 막말이나 퍼붓는 몰상식한 국민의당의 오버가 그 생생한 증거다.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무거운 책무를 지게 된 김 장관은 이럴 때일수록 고개를 숙이고 정도를 가야 한다. 우선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이란 것들이 실상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야당과 언론이 뻥튀기한 특혜대출 사실관계를 따져보자.

김한정 더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2001년 88평의 고급주택에 5년간, 2007년에는 98평의 아파트에 7년간 살았다"며 "이 과정에서 농협으로부터 1.4%에 불과한 금리로 대출받아 3억7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하면서 김 장관이 마치 금리 등에서 엄청난 특혜를 받은 것처럼 얘기했다.

당시 시세가 8%였다고 하니 엄청난 금리 특혜를 받은 것으로 뵈는 고위공직자를 향해 국민이 분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사실은 어떤가. 김 장관이 2001년 용인주택 매입으로 농협에서 대출받을 때 금리는 1%대가 아니라 6.61%였다. 금리우대를 받았지만 특혜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 2014년 두 번째 주택 매입으로 대출을 받을 때 주택자금 대출금리는 2.7%였다. 김 장관도 이 금리로 대출받았다고 한다. 변동금리다보니 시중 금리가 떨어지면서 김 장관 대출금리도 1.42%까지 떨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언론에 의하면 김 장관은 거의 모든 은행 업무를 농협과 거래했다고 한다. 은행 입장에선 김 장관은 특히나 우대할 수밖에 없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더민주당 의원이 15년 이상 세월도 무시하고 2001년 8% 금리와 2016년 1%대 금리를 막무가내로 비교해 특혜 운운한 것은 정말 모르고 한 것인가. 의혹제기 당사자는 혼선이 있었다고 변명했지만 필자 눈엔 다분히 의도적이다. 김 장관이 자기 돈 거의 없이 대출받아 샀다는 것도 농협에서 제3기관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해 대출감정가의 80% 적용받은 것이라니 문제가 없다.

   
▲ 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비유했다. 야당의 억지 주장은 우병우 수석을 몰아내려는 집요한 포석으로 보인다. /사진=여합뉴스

민심의 역린 건드릴 김재수 낙마 공세

김 장관이 부동산 매매로 3억7000만 원 시세차익을 얻었다며 마치 부동산 투기 달인처럼 몰아간 야당 주장은 이미 언론이 나서서 반박했다. 2001년 3억 원 정도에 거래가 되던 33평 강남아파트가 2006년 15억 원 내외로 거래된 것을 볼 때, 김 장관이 2001년 4억5000 대출받아 산 주택을 2006년 11월 8억 원에 판 것을 두고 과도한 시세차익을 남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01년 용인주택을 구입할 때 싼값에 샀다는 특혜 의혹이란 것도 별게 아니다. 당시 미분양 물량이 넘치면서 대개 20%가까이 할인을 받았는데 김 장관은 거기서 조금 더 할인받아 30% 정도 할인가로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무슨 금수저니 1% 황제혜택이니 하면서 비리처럼 몰아가는 건 맞지 않다.

김 장관 부동산 매매 의혹은 이렇게 사실을 알고보면 별 것들이 아니다. 또 김 장관 뿐 아니라 분양업체나 농협이 근거를 가지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런데도 야당은 김 장관을 세상에서 가장 부도덕한 공직자처럼 몰아붙이고 억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야당은 김 장관 친모 문제까지 건드렸다. 남의 가슴 아픈 가정사까지 들춰내 쑤셔가며 정치 공세를 위해 악용했다. 설령 김 장관이 가족을 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치자. 그러나 남의 가정사를 누가 이러쿵저러쿵 함부로 평가하고 단죄할 수 있나. 야당은 김 장관을 친모 문제로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국민정서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그 끝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훤하다.

김재수 장관을 어지간히 털었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야 3당은 '한 놈만 팬다' 정신으로 해임안을 내기로 했단다. 그런데 야당 뜻이 설령 관철돼 김 장관이 낙마한다고 그게 득이 될까. 김재수 장관을 타켓팅한 야당의 작전은 이미 간파당했다.

김재수 희생양 삼아 우병우 밟고 대통령과 정권의 기를 꺾어놓겠다는 자존심 권력싸움이란 걸 안다. 야당이 그 싸움에서 이긴다고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보나.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흔들었을 때 민심이 어떻게 반응한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이미 증명됐다. 그 길로 가려는 야당의 김재수 정치공세는 악수 중 악수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박한명]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