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촉구하면서 과학적 검증 부검 반대?…사인 밝혀 억울한 죽음 밝혀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백남기씨 시신 부검 논란과 관련하여 서울대 의대생들 102명의 진실규명 촉구 성명이 장안의 화제다. 의아한 것은 진실규명을 촉구하지만 이들 서울대 의대생 일부가 진상을 규명할 부검을 반대한다는 점이다. 진실을 규명하겠다면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행동을 취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진실은 사실 근거와 이에 따른 확증이 있어야 한다. 서울대 의대생들 일부가 백남기씨 사인에 대한 진실규명을 촉구한다면서 그 과정에 필수적이고 유일한 방법인 부검을 반대하는 저의는 정치적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800여 명이다. 이중 부검을 반대하는 1/8는 백남기씨 두개골을 직접 보기라도 했는지 의문이다. 

백남기씨가 어떤 이유로 정확히 죽음에 이르렀는지는 문제의 두개골을 열어봐야 안다. 1년간 환자를 옆에서 지켜본 담당의도 아니고, 진실규명을 해야 하지만 과학적 부검은 절대 안 된다는 학생들의 말은 궤변이다. 서울대 의대생이라는 신분은 수련의를 거치지도 않은 학생이다.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이 '진실'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내놓으려면 그에 맞는 검증과 확인을 거쳐야 한다.

백씨측 투쟁본부는 '경찰이 물대포로 살인했다'고 주장하는 자들이며, 일부 고소고발까지 했다. 그런데 쌍수를 들어 부검을 반대한다? 국과수가 사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할 때다. 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가. 서울대 의대라는 이름이 아깝다.

   
▲ 백남기씨 시신 부검 논란과 관련하여 서울대 의대생들 102명의 진실규명 촉구 성명이 장안의 화제다./자료사진=서울대 홍보브로셔


백남기씨 사인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서울대 의대생들 102명에게 묻는다. 정말 사망진단서의 형식만을 문제 삼아서 성명서를 발표한 것 맞나. 남에게 철저히 이용당할지 모르는 일이다. 의사 면허를 따서 사망진단서를 한번이라도 써 본 다음에 이런 정치적 행동을 해도 늦지 않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성명서는 주장에 불과하다. 경찰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가 혼수상태로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는 것은 주장이다. 전 세계에 물대포로 사망한 사례가 없다. 과학적 근거를 탐구해 의학을 공부한다는 의대생이라면 자신들의 주장에 의심을 품는 것이 먼저다. 빨간 우비 음모론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음모론을 깨려면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은 필수다.

외인사 문제도 그렇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주장대로 백남기씨가 물대포를 맞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면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백남기씨는 즉사한 게 아니라 1년 가까이 생존했고 신부전으로 인한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뇌출혈 자체는 직접적 사인이 아니기에 사망진단서에 선행 사인으로 외상성 뇌출혈이 명기된 것이다.

물대포가 얼마나 세기에 이것이 직접 안면 골절과 두개골 골절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했을까.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마땅히 법의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부검을 해야 할 일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서울대 의대생들이 제대로 의학을 공부했다면 부검을 주장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서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는 것이 법의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가정에 의해서 주장하는 것은 주장에 불과하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백남기씨가 어떤 이유로 정확히 죽음에 이르렀는지는 문제의 두개골을 열어봐야 안다. 1년간 환자를 옆에서 지켜본 담당의도 아니고, 진실규명을 해야 하지만 과학적 부검은 절대 안 된다는 서울대 의대생들의 말은 궤변이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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