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항공기·스마트폰용 '꿈의 신소재' 앞세워 고수익 노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다양한 첨단산업분야에 쓰는 소재부품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구조 악화에 직면한 일본 기업들이 최첨단 소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향상과 더불어 수익구조 개편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로 이 분야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탄소섬유를 활용해 제작된 고성능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우라칸 LP 610-4/미디어펜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철이나 유리, 도료 등 자동차 소재를 좀 더 가볍고 강하게 만들어 단가를 올려 파는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쯔비시레이온은 이탈리아 스포츠카 업체 람보르기니와 탄소섬유 복합재 공동개발 착수에 지난달 합의했다. 이 탄소섬유의 무게는 철강재의 4분의 1이지만, 강도는 7~10배인 '꿈의 신소재'다.

가격이 일반 철강재의 10배 이상이기 때문에 지금은 일부 고급차의 외장이나 엔진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동력전달장치 정도에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와 연구를 거듭해 가격인하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장래에는 더 많은 자동차에 이 제품을 사용해 규모의 경제 실현에 의한 비용 삭감을 시도하게 된다.

가벼운 소재로 연비를 높이는 것은 무한경쟁 시대를 맞은 자동차업체들에는 필수가 됐고 연비 향상을 위해 자동차용 첨단도료 개발 경쟁 또한 뜨겁다.

일본페인트홀딩스는 차량 실내온도 상승을 제어하는 차체용 특수 도료를 개발했다. 이 도료는 열원이 되는 적외선을 반사하는 특수 원료를 섞어 불볕더위 때는 차체 표면의 온도상승을 5도 정도 억제할 수 있다. 에어컨 사용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탄소섬유에서 한 발 더 진보한 포스트 탄소섬유 개발 경쟁도 불붙었다. 일본 최대 제지업체 오지홀딩스는 포스트 탄소섬유로 불리는 최첨단 신소재 '셀룰로스 나노파이버'(CNF)를 2017년 하반기에 양산한다.

현재는 연구센터에서 소량 생산해 자동차나 가전업체 등 수십 개 회사에 샘플로 출하하고 있지만, 20억엔(약 217억원)을 투자해 연간 25만㎡의 CNF 투명시트를 생산하는 설비를 도입한다. 자동차와 항공기,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부품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제지와 다이오제지 등 다른 제지회사도 CNF 양산설비를 도입하기로 해 개발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철이나 유리의 대체소재로 사용가능한 CNF./미쯔비시화학


철이나 유리의 대체소재로 쓸 수 있는 CNF시트는 접거나 둥글게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얇고 가볍게 할 수 있고 자동차 소재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CNF는 북유럽과 미국의 제지회사 등에서 생산 중이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제조법은 물론 성능 등에서 편차가 크다. 현재 용도 개발이나 상품화 면에서는 일본이 앞서가고 있다.

이 소재는 목재에 화학적, 기계적 처리를 해 추출해낸다. 직경이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단위에 불과한 섬유상의 극세 소재이다. 수지 등을 첨가해 여러 기능을 가진 신소재 제조에 쓰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CNF관련 시장을 2030년 1조엔 규모로 육성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CNF는 철보다는 5분의 1 가볍지만 강도는 5배 이상이다.

제조비용은 탄소섬유가 ㎏당 2000∼3000엔인데 비해 CNF는 2020년경 양산이 가능해지면 1000엔 정도로 낮출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추산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계 관계자는 “신소재는 앞으로 자동차 산업분야에서 중요한 발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며 “신소재 개발이 고효율 친환경차의 개발과 직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 뿐아니라 국내와 해외에서도 이 분야의 R&D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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