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검찰조사 출두·고영태 의혹 부정…JTBC 입수 경위 명확히 밝혀야
   
▲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31일 오후 3시, 게이트 의혹의 주인공인 최순실 씨가 검찰조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한다. 전 언론과 국민의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오후 4시에 예정된 최순실 씨 변호인의 기자회견 등 31일 오후 최순실 게이트의 향방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사태의 발단이 된 태블릿이다. 태블릿 주인은 아직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연설문 및 청와대 대외비 문서 등 주요 자료가 저장되어 있는 태블릿에 대해 당사자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측근 고영태 씨 모두 자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태블릿에 관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① 문제의 태블릿은 JTBC 서복현 기자와 손석희 사장(뉴스룸 진행자)이 입수했다. JTBC는 최순실 씨가 남기고 간 이삿짐 쓰레기에서 찾아낸 것처럼 특종 보도했으나, 이후 정확한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JTBC는 태블릿 입수 경위는 물론이고 입수 시점 또한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최순실 씨 건물의 관리인은 "짐은 최순실 씨 것이 아니에요. 그리고 (JTBC에서) 보도한 PC, 그런 것도 지하에서 나왔는지 솔직히 몰라요"라며 부정했다. 검찰은 최순실 씨가 독일에서 짐을 옮기면서 해당 태블릿을 경비원에게 버리라고 주었는데 경비원이 이를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확실한 것은 딱 하나 있다. JTBC가 태블릿을 갖고 있었다는 점 말이다. JTBC 손석희 사장이 검찰에 출두하여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최순실 씨 것이 맞다면 손석희 사장이 최 씨와 대질심문이라도 벌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판단은 검찰의 몫이다./사진=JTBC 뉴스룸 캡처


② 지난 2012년 개통된 태블릿의 소유주는 마레이컴퍼니1)로, 최근 검찰에 소환된 김한수 행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고 이춘상 보좌관2)에게 태블릿PC를 전달했으나, 그 후 이 보좌관이 태블릿을 누구에게 줬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③ 검찰 조사 결과, 태블릿의 이메일 계정은 청와대 3인방 등 박 대통령 핵심 측근들이 쓴 공용 메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④ 검찰 조사 결과, 문제의 태블릿에서 문서 작성이나 수정을 한 흔적은 없었다.3) 단, 태블릿에 저장되어 있는 청와대 관련문서 작성자 아이디는 정호성 비서관4)이었다.

⑤ 검찰은 태블릿이 독일에서 사용된 정황을 포착했다.5)

⑥ 태블릿 사용자 계정은 ‘연이’, 태블릿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김한수, 김팀장, 박근혜 대통령, 그 외 몇몇 일반인이다. 태블릿 사용자는 카카오톡으로 한팀장과 ‘하이’라는 대화를 나누었다. 태블릿에는 최순실 씨 셀카와 누군가 찍어준 사진 등 사진 2장이 들어있었다.

위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태블릿이 최순실 씨 것이라는 심증은 가지만 확증이 없다.

독일에서 태블릿이 쓰였다는 정황 또한 통신 및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온 것이라 신빙성이 부족하다. 독일에서 태블릿을 사용한 주체가 밝혀지지 않기도 했다. 게이트 당사자인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 모두 자기 것이 아니라고 부정한 가운데 이메일 계정은 청와대 비서관들의 공용 메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 법정에 최순실 씨를 세운다 하더라도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은 존재하지 않지만)을 이유로 청와대 대외비 문서를 왜 보았냐고 닦달하기 위해선 JTBC의 태블릿 입수 경위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JTBC 손석희 사장의 검찰 출두가 필요한 대목이다./사진=연합뉴스

확실한 것은 딱 하나 있다. JTBC가 태블릿을 갖고 있었다는 점 말이다. JTBC 손석희 사장이 검찰에 출두하여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최순실 씨 것이 맞다면 손석희 사장이 최 씨와 대질심문이라도 벌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판단은 검찰의 몫이다.

JTBC는 태블릿에 저장되어 있는 청와대 문서의 작성 및 수정 캡처 내역을 보여주면서 특종 보도를 했다. 하지만 정작 파일들의 이러한 작성/수정 내역(메타데이터)은 운영체제(OS)의 날짜와 시간을 바꾸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법정에 최순실 씨를 세운다 하더라도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은 존재하지 않지만)을 이유로 청와대 대외비 문서를 왜 보았냐고 닦달하기 위해선 JTBC의 태블릿 입수 경위를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JTBC 손석희 사장의 검찰 출두가 필요한 대목이다.

최순실 씨를 범법자로 기소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국민감정이 상했다는 이유로 개인을 마녀사냥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일이다. 무당이 국기문란을 일으켰다며 비분강개하기에 앞서 사실관계를 뚜렷이 밝혀야 한다. 최순실의 죄는 법원이 가린다. 속단할 게재가 아니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1) 마레이컴퍼니는 김한수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선임 행정관이 대표이사를 지낸 회사다. 

2) 고 이춘상 보좌관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홈페이지 관리 등 홍보와 IT 업무를 총괄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진 이로, 이른바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린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비서관의 맏형 격이었다. 

3) 7개월 전까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조인근 전 비서관은 28일 기자들에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 이상하게 돌아왔다 말한 적 없다"고 밝혔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최순실에 관해)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사석에서 연설문 수정이 되었다고 보도되었는데 사실과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조인근 전 비서관은 기자들의 거듭된 유도성 질문에 재차 "연설문이 바뀐 적 없다"라고 강조했다.

4) 정호성 비서관은 언론 및 정치권 일각에서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사람으로 불리고 있다.

5) 이와 관련, 동아일보가 통신 및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31일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태블릿엔 외교부가 해외여행객들에게 안전 여행 및 테러 위험에 대한 주의를 요망하는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메시지 수신 시간은 최순실 씨가 독일에 도착한 9월 초와 일치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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