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사실관계 불명…태블릿 주인조차 제대로 안 밝혀져
   
▲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지난 10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2000개 촛불이 모였고 잇따른 시국선언이 민심이라며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광화문 광장에는 단두대가 세워졌고 대검찰청에는 굴착기가 돌진했다. 카페와 식당 곳곳에서 대통령을 욕한다. 언론의 광기어린 허위보도에 춤을 추는 민심이다.

문제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 [단독]이라며 내뱉는 기사 거의 모두 어디어디 관계자 말을 빌은 ‘카더라’ 의혹제기 기사라는 점이다. 최순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고영태,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모두 단독보도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제 3자, 관계자의 말을 빌었든 당사자 말을 허위로 보도했든 단독이라는 간판이 무색할 정도다.

최순실의 죄명은 사기 미수다. 살인미수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사기 미수는 금시초문이다. 2일 오후 체포시한을 9시간 남겨두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최순실 씨의 혐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과 최순실 당사자 모두 부인하고 있는 직권남용 건에 대해서는 공범 혐의(안종범 전 수석은 주범 혐의)로 역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대한민국 최고의 검사들이 수십 명이 달려들어 최순실 먼지 털기에 나섰지만 이 정도 결과다. 언론의 앞서나간 허위보도와 달리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태블릿PC의 주인은 오리무중이다. JTBC는 태블릿의 정확한 입수경위와 시점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일주일 뒤 정호성 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태블릿 주인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첨단범죄수사1부까지 동원됐지만 검찰은 무수한 설과 의혹 중 뭐 하나 입증한 것 없다.

   
▲ 각종 시위와 시국선언만 늘어놓는다고 나라가 좋게 바뀔 리 만무하다. 언론의 허위, 과장 보도는 난무하고 민심은 틀릴 때가 많다. 사진은 지난 10월 29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사진=연합뉴스


특종, 단독보도라는 이름을 내걸은 언론의 광기는 태블릿PC가 최순실 것이라고 단정 지은 데 있다. JTBC가 지목한 사안은 아무런 법적 효력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검찰 관계자라는 미확인 멘트 보도로 설이 이어지다가 결국 직접적인 관계자인 정호성 전 비서관의 증언을 통해 태블릿 주인을 가릴 수 있다는 선까지 내려왔다.

민심이 천심이라며 하야하라는 일각의 요구는 어불성설이다. 입증된 바 하나 없는 의혹투성이 게이트에서 자신들이 믿는 것만 믿는 자들이다. 식자들이나 대학생 일부가 참여한 시국선언 또한 쓸 데 없는 명분주의, 지적허영이나 다를 바 없다.

명심해야 할 것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무엇 하나 밝혀진 것 없다는 점이다. 법정에서 죄인이 가려지지도 않았다. 죄 없는 자 저 여인을 돌로 치라는 성경 격언을 되새길 필요도 없다. 중세 시대 마녀사냥의 재림이다. 국민 상당수는 전근대적 망상에서 언제 벗어날까.

각종 시위와 시국선언만 늘어놓는다고 나라가 좋게 바뀔 리 만무하다. 광장에서의 외침, 민중의 선언만으로 이 나라를 세웠고 평화통일이 실현됐다면 이미 북한이라는 노예제 국가는 자멸했고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됐을 것이다. 민심은 틀릴 때가 많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언론의 앞서나간 허위보도와 달리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한 태블릿PC의 주인은 오리무중이다. JTBC는 태블릿의 정확한 입수경위와 시점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일주일 뒤 정호성 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태블릿 주인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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