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최우선주의 요구 사항 많을 수도…반미감정·반대시위 자제를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미국 대선과 우리의 대응방안 :  안보 분야

1. 기본바탕 : 미국 내 고립주의의 확대  

미국의 퓨 연구소(Pew Research Center)에서 2016년 5월 5일 발표한 바에 의하면 대외문제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선호하는 미국인은 37%에 불과하고 57%가 불개입(5%는 무응답)을 선호하고 있다. 이것은 2013년의 불개입 선호 52%보다도 더욱 높아진 조사결과이고,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30% 수준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결과로서, 미국인 사이에 고립주의적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고립주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의 부상 및 당선과 상당한 영향이 있다. 2016년 4월 27일 트럼프는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주창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대외문제에 대한 불개입 주장이과, 이것이 미국인들의 지지를 획득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무역협정의 폐해를 강조하고, 대 중국 무역역조에 대한 시정을 약속하고 있으며, 우방국들에게 적정한 방위부담을 할 것을 요청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트럼프 당선으로 이러한 고립주의는 미국의 외교정책 곳곳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2. 공화당 정강정책의 안보관

공화당의 정강정책에서 안보는 마지막 장 “America Resurgent”라는 제목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북한을 별도로 강조하지는 않고, 중동 다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해당지역의 과제들을 열거하고 있다. 핵보다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1)

We are a Pacific nation with economic, military, and cultural ties to all the countries of the oceanic rim and treaty alliances with Japan, South Korea, Australia, the Philippines, and Thailand. With them, we look toward the establishment of human rights for the people of North Korea. We urge the government of China to recognize the inevitability of change in the Kim family’s slave state and, for everyone’s safety against nuclear disaster, to hasten positive change on the Korean peninsula. The United States will continue to demand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program with full accounting of its proliferation activities. We also pledge to counter any threats from the North Korean regime.

이렇게 볼 때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것은 국내문제이지 외교가 아니다. 따라서 당장은 국외문제보다는 국내문제에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판단된다. 

공화당 정강에서 북한에 대하여 핵문제보다 인권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원칙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비록 민주당보다 북한의 핵위협을 덜 강조하는 것 같지만 원칙에 입각하여 접근할 것이고, 오히려  잠정적이거나 임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대화보다는 궁극적인 해결을 위하여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명확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도 쉽사리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 트럼프가 안정적인 방향을 찾을 때까지 한국은 한미동맹에서 미국의 입장을 가급적 존중하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방위비분담 등에 관하여 일단 적극적으로 부담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 후 실무적으로 협의한다는 방향을 취할 필요가 있다./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3. 트럼프의 안보관 

트럼프는 외교 분야에 대하여 경험도 없고, 따라서 취임초기에 지나친 비중은 두지 않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중동정책에 상당한 비중을 둘 것으로 판단된다. 그는 이스라엘의 미국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고, 또한 이란과의 핵합의가 잘못되었다면서 이를 파기하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주장하였다. 이것은 미국 외교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로서 이것의 실제적인 추진 여부가 취임초기 외교정책의 중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의 트럼프 외교정책 자문단의 수장으로 알려진 왈리드 파레스(Walid Fares)는 레바논 이민자 출신이고, 조언자 중의 하나인 제프리 세션스 (Jeffrey Sessions) 연방 상원의원도 의회 내에서 이라크에 대한 강경 대응 주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이들의 조언에 의하여 중동정책 중심으로 최초의 외교정책이 시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군사적 수단도 과감하게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2016년 초 외교자문단과의 토론 시에 핵폭탄을 왜 사용하면 안되는지에 관하여 반복적으로 질문한 적이 있고, 한국과 일본의 핵보유도 가능하다고 발언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동맹에 관해서는 미국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였고, 따라서 동맹국들에게 방위비나 방위비분담을 증대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트럼프 안보정책 중에서 가장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러시아와의 관계이다. 푸틴과의 우호적인 관계는 널리 알려져 있고, 트럼프 역시 푸틴과의 협상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트럼프의 시각에서 보면 크리미아 사태를 묵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트럼프와 푸틴이 의기투합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 간의 밀월시대가 전개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중국의 고립이 불가피하며, 세계 안보지형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초래될 것이 예상된다. 

4. 트럼프의 북한 인식

트럼프는 외교적인 경험이나 발언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 그의 북한관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나 기본적으로는 공화당의 정강정책과 같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권을 중요시하고, 핵개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할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가 한 발언으로 살펴볼 경우 북한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중국이 아니었다면 북한은 먹을 것조차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을 통해서 그를 (김정은 지칭) 어떠한 형태로든 매우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어 버리겠다.” 등의 발언이 그것이다. 

동시에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시하기도 하였다. “내 말은 이 자는(김정은 지칭) 나쁜 녀석이지만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지위뿐만이 아니고, 아마도 그 자리를 노렸을 수많은 장성들과 다른 이들도 함께 물려받을 수 있는 젊은이라면, 그런 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이렇게 볼 때 도덕적 측면에서 북한은 악의 축 등으로 구분하지는 않을 것 같고, 북한과의 협상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러한 노력을 통하여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였을 경우 오히려 다른 행정부보다 더욱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손쉽게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트럼프가 요구하는 것은 비대칭 동맹(asymmetric alliance)의 기본적인 성격인 ‘자율성-안보 교환’(autonomy-security trade-off)의 관계일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안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한국이 자율성을 양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5.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정책 전망

가. 전반적 방향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에 미국이 추진해오던 외교안보정책의 전반적인 방향을 크게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선거유세 중 현 정부의 외교정책 전반을 실패로 규정했고, 트럼프가 평소에 생각하는 바가 기존 워싱턴 정치인들과는 다른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며, 그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현 외교라인이나 국방라인에서 건의를 받아서 현실성 있게 조정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혼란과 진통을 야기할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외교정책의 기본은 미국의 국익이다. 미국의 국익에 부합된다면 외부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아도 무조건 개입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푸틴과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로 인하여 러시와의 관계가 증진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7월 대선 출마 의사를 표하면서 트럼프는 “푸틴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고, 2015년 12월 푸틴은 연말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에 관해 “의심할 여지없이 눈에 띄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고, 트럼프 역시 “지지율이 82%인 푸틴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훌륭한 지도자”라고 답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2016년 10월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냉전이 종료된 이후 러시아와의 관계는 가장 나쁘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업무 시작하기 전에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측과 회동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푸틴은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축하 전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미국은 크리미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하여 러시아의 주도성을 인정할 것이고, 시리아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에 협조할 수도 있다. 

반면에 트럼프의 경우 시진핑과는 교감이 거의 없고, 중국이 미국인들의 수입과 직업을 뺐어간다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은 또한 '핵심'의 칭호를 부여받으면서 절대 권력을 확보함에 따라 트럼프에게 만만한 상대는 아닐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북핵 문제를 포함해 정치, 외교, 군사, 경제 분야까지 모든 분야에서 적지 않은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도 미 중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미국이 자유항행을 주장하면서 군함을 순항시키면 바로 군사적 충돌로 악화될 수 있고,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이 바로 실현될 수 있는 지역이다. 또한 미국이 중국의 상품에 대하여 언급하였듯이 최고 45%에 해당되는 '폭탄 관세'를 물리겠다고 할 경우 미·중 간에 심각한 무역 전쟁이 개시될 수도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트럼프가 중국과의 대결을 회피하지 않을 수 있는 유리점이 된다. 만약 러시아가 미국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할 경우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중국이 미국에게 지속적으로 협력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고립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러시아와 미국이 패권을 나누면서 중국의 세력이 약화되는 등 세계정치에서의 거대한 지각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나. 한미동맹

한미동맹에 있어서 트럼프의 등장은 당연히 악재(惡材)이다. 트럼프는 다양한 기회를 통하여 한국이 동맹의 혜택을 받는 만큼 기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고, 한국의 입장보다는 자국의 입장을 더욱 강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한국에게 동맹으로서의 의무를 더욱 충실히 할 것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와 관련하여 가장 직접적인 사안은 방위비분담 문제이다. 2018년까지 제공액수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미국은 한국은 물론이고, 모든 동맹국에게 방위비분담을 증대시키라는 압력을 가할 것이고, 따라서 한국이 이에 어느 정도 호응하지 않을 경우 집중적인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

2016년 5월 CNN 방송 인터뷰에서는 ‘한국의 경우 주한미군 인적비용의 50%가량을 부담하고 있다’라고 하자, "50%라고? 100% 부담은 왜 안 되느냐"고 반문한 적도 있다. 또한 2016년 9월 7일(현지시간) '군 최고사령관 포럼'에서도 "나는 앞으로 독일·일본·한국·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나라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미국이 제공하는 막대한 안보에 대한 대가를 더 지불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증액 요구에 응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서는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의 국내여론이다. 보수층에서는 다소 간의 방위비분담도 담당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진보를 중심으로 방위비분담 증액에 반대하는 의견이 강하게 표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반미운동이 벌어질 경우 트럼프는 이를 감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비롯한 단호한 결정을 임기응변적으로 지시할 수도 있다.  

   
▲ 북한 핵과 관련하여 미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미국 내에서도 토론되고 있듯이 선제타격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대하여 한국이 충분히 동의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진의를 의심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다. 북핵문제 

북핵문제에 관해서도 미국은 자신의 국익을 최대한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북핵이 자신의 안전을 위협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만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면 굳이 이의 해결을 위하여 위험부담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당분간은 북핵의 상태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정책대안을 모색하는 데 시간을 사용할 것이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북한의 핵 수준을 현 상태에서 동결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그것은 한국은 위협하지만 미국은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북핵을 묶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도중에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하여 미국을 계속적으로 위협할 경우 트럼프의 정책방향이 바뀔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감정적인 성향이 크고, 자신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제타격을 비롯한 군사적 대안을 준비 및 제안하면서 북한에게 회담을 요구할 것이고, 이에 북한이 듣지 않을 경우 실제로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연합뉴스(2016/11/09)에서 보도한 바에 의하면 트럼프에 대한 안보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파레스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 '4단계 접근법(four levels approach)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이는 “한국과의 관계를 바로잡고 동맹을 견고하게 만들며, 일본을 비롯한 역내 동맹과의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하도록 하며, 북한이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할 경우 미국과 동맹들이 '결의'를 보여주는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 우방국과의 관계를 공고하게 한 다음에 중국과 러시아를 동원하여 북한을 압박해보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2000년 개혁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북한의 원자로를 정밀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한다. "문제를 지적하는 건 쉽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느냐. 내가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고는 "완전히 맞다(You're damned right)"고 밝혔다. 따라서 트럼프의 성격과 문제에 관한 전혀 다른 접근방법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군사적 조치를 강구할 가능성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6. 나가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와 상당한 점에서 차별성을 갖고자 할 것이고, 이것은 외교 및 안보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안정적인 정책방향을 선택하겠지만, 당분간 창의적이면서 전혀 다른 정책방향이 제시되거나 시행될 가능성도 높다. 

트럼프가 안정적인 방향을 찾을 때까지 한국은 한미동맹에서 미국의 입장을 가급적 존중하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방위비분담 등에 관하여 일단 적극적으로 부담하겠다는 의사표명을 한 후 실무적으로 협의한다는 방향을 취할 필요가 있고, 반미감정에 의한 반대시위 등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 간 입장과 정책을 더욱 긴밀하게 공조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요구하는 것은 비대칭 동맹(asymmetric alliance)의 기본적인 성격인 ‘자율성-안보 교환’(autonomy-security trade-off)의 관계일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안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한국이 자율성을 양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은 동맹에서의 제반 사안에서 미국의 요구를 가급적 수용함으로써 자율성을 충분히 양보한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지만, 당장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 방위비분담, 북한에 대한 태도와 관련하여 미국과의 견해차가 커질 경우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나 대규모 감축을 지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반미시위가 보고되었을 경우 감정적인 차원에서 주한미군 철수나 감축과 같은 극단적인 지침이 하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핵과 관련하여 미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미국 내에서도 토론되고 있듯이 선제타격에 대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대하여 한국이 충분히 동의하지 않을 경우 트럼프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진의를 의심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역시 북한에 대하여 "모든 방안을 토의(put all options on the table)"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고,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때 한국이 소극적으로 호응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자 노력해야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외교정책 변화를 추구할 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초기에는 감정적인 접근이 클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성적인 접근으로 환원될 것인데, 초기에 잘못된 인상을 줄 경우 회복이 불가능할 수가 있고, 따라서 초기에는 매우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지만, 당장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사진은 2015년 한미 연합훈련에서 우리 군 해병대와 미군 해병대가 함께 시가전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1) 민주당 정강정책: 민주당은 2016년 정강 정책 중 중요한 항목으로 “Confront Global Threat"를 열거하면서 그 중 하나의 항으로 ‘북한’(North Korea)을 독립시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을 가학적인 “독재자가 다스리는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치체제” 의 국가로 표현하고 있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하여 “수차례 핵 실험을 감행하였으며, 핵탄두를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실어보내기 위한 능력을 개발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North Korea is perhaps the most repressive regime on the planet, run by a sadistic dictator. It has conducted several nuclear tests and is attempting to develop the capability to put a nuclear warhead on a long-range missile that could directly threaten the United States. The regime is also responsible for grave human rights abuses against the North Korean people. Yet Donald Trump praises North Korea’s dictator; threatens to abandon our treaty allies, Japan and South Korea; and encourages 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in the region. This approach is incoherent and rather than solving a global crisis, would create a new one. Democrats will protect America and our allies, press China to restrain North Korea, and sharpen the choices for Pyongyang to compel it to abandon its illegal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0일 주최한 '미 대선과 한국의 대응 방안' 긴급좌담회에서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발표한 발제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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