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박원순 전월대비 지지율 횡보…이재명·손학규 약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갤럽의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래 1위를 6개월째 지켰지만,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의 여파로 독주세가 다소 누그러든 모양새다.

1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월례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기문 사무총장은 21%의 지지율로 6개월 연속 선두를 수성했다. 

다만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대비 6%p나 급락, 2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19%)보다 2%p 앞서는 데 그치면서 오차범위(±3.1%포인트) 내로 격차가 줄었다.

반 총장은 지난 6월부터 처음 지지도 조사에 포함된 이후 줄곧 20%대 후반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지켰다. 이는 반 총장이 범여권 주자라는 인식이 대체로 굳어진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최순실 파문으로 지지율 등에 직격탄을 맞았고 친박계와 비박계 간 대립각마저 고조되고 있어 반 총장 역시 유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충청권 인사로서 반 총장 영입 의지를 보여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 총장이 오겠느냐"라거나, 당내 상황을 '병든 보수'로 표현하며 "(반 총장이) 메시아는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당에 경고한 바 있다.

갤럽은 "반 총장은 현재 당적이 없지만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하고 있어 사실상 여권의 유력후보로 분류된다"면서 "그러나 최근 최순실 파문을 맞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는 등 여권의 와해가 반 총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10일 발표한 여야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는 문 전 대표가 20.8%,로, 17.7%를 기록한 반 총장을 2주째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반 총장이 10년 간 국제기구 수장을 맡았다는 세계적 명망성과 함께 현 야당의 집권시절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경륜을 갖춘 인사라는 점에서 최순실 파문이라는 여권의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이변'으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교 엘리트 출신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갤럽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달과 비교해 오차범위인 1%p 상승했지만, 최순실 사태라는 극적인 호재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속당인 더민주의 지지율이 지난달보다 5%p 급등한 31%까지 치솟으며 새누리당(17%)의 2배에 가까워진 가운데 문 전 대표의 지지율 횡보는 이같은 관점에 무게를 싣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역시 지난달보다 1%p 오른 10%로 3위에 머물면서 이번 파문의 반사이익을 크게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여권의 충분한 '대안'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반 총장(51%)을, 더민주 지지층은 문 전 대표(41%)를, 국민의당 지지층은 안 전 대표(37%)를, 또 무당층은 반 총장(22%)을 가장 많이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누리당 지지자들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무당층에선 반 총장을 최우선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체급'이 낮았던 주자들 사이에서 지각변동이 일었다. 기초단체장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달 대비 3%p 폭등한 8%를 기록하며 그동안 꾸준히 5위권 이내를 달렸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4위로 상승했다.

또 손학규 전 더민주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한 뒤 조사 대상에 포함, 6%를 기록하며 박 시장과 동률을 이뤘다.

새누리당 소속 대권 주자 중에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대비 동률을 유지한 4%로 가장 높았고,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지난달 대비 1%p 떨어진 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남녀 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지난 8~10일 진행됐고 신뢰 수준은 95%±3.1%p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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