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하만 인수를 통해 본격적인 전장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스마트카 기술선점을 위해 완성차 업계와 전자업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BMW가 SKT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삼성이 본격가세하며 속도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시스코 척 로빈스 CEO가 8일 구이저우성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협의서(MOU)'를 체결한 뒤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3384억원)에 전격 인수를 의결했다. 삼성은 이를 통해 전장 사업에 대한 전략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M&A로 삼성전자는 단숨에 전장 분야의 강자로 떠오르게 됐다. 지난해 12월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이 분야에 본격 발을 디딘 지 채 1년도 안 된 '루키'(신참)가 대규모 M&A를 통해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는 셈이다.

이를통해 삼성전자는 텔레매틱스 등 분야에서 일본의 덴소나 독일의 콘티넨탈·보쉬 등과 경쟁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떠오르게 됐다. 자동차 전장산업 분야는 미래차로 꼽히는 스마트카와 커넥티드카로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분야이다.

커넥티드 카는 사물인터넷 IoT 기술을 차량에 적용한 미래차다. 수집한 차량 내·외부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공유될 수 있다. 자동차가 디지털 플랫폼이 되는 스마트카인 셈이다. 

앞서 현대차가 중국에 첫 해외 빅데이터센터를 세워 커넥티드카 연구에 착수했고 BMW 그룹 코리아는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SK텔레콤과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미디어 시연회 행사를 진행 했다.

현대차는 구이저우 성 안에 있는 '빅데이터 산업 특화 국가급 신구'인 구이안 신구에 센터를 짓고,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맞춤형 커넥티드카 개발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짰다.

현대차는 이미 3년 전 경기 의왕시에 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축 협약을 맺은 중국 빅데이터센터는 현대차의 '제2 빅데이터센터'이자 해외 첫 빅데이터센터다. 전 세계 주요 지역에 빅데이터센터를 확대, 향후 커넥티드카 성패를 결정짓게 될 '정보 분석 및 활용 능력'을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센터가 들어설 구이저우 성은 중국 정부가 입주 기업들에 토지, 세금 등에서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에는 중국의 우수한 인재가 많아 양질의 현지 연구 인력 충원에도 적격이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현지의 인허가 절차와 입주 준비, 인프라 구축 등을 거쳐 내년 8월 센터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 BMW그룹 코리아는 15일 SK텔레콤과 5세대(5G) 무선통신 커넥티드카 기술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 영종도 소재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고 밝혔다./BMW그룹코리아


현대차 관계자는 "센터는 주로 중국의 차량정보와 각종 소셜데이터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맞춤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며 "현대차는 지역 데이터 연구를 통해 전 세계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각 국가의 소비자 기호에 맞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5G 자동차협회(5GAA)'에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가입한 SKT와 손을 맞잡는다. 

'5GAA'는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량 연구를 위해 각 분야의 글로벌 리딩 회사들이 뭉쳐 시범 모델 및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 9월 설립된 단체다. 독일 자동차 3사인 BMW·벤츠·아우디 등 자동차사와 통신·네트워크장비·칩셋 분야의 글로벌 업체 8곳으로 출발했다. 

특히 양사는 향후 커넥티드 카에 대한 정보 수집·축적 및 서비스 확장 등을 고민하며 양 업계간 공동 연구 및 업무 협약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하만을 통해 새롭게 강자로 급부상하며 완성차 업계의 경쟁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앞선 많은 IT기술들을 통해 스마트폰과 스마트 가전 등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거쳤고 자체적인 운영체제까지 보유하고 있다. 

또 이런 기술력과 함께 꾸준히 준비하며 구축해온 운영체제 앱 생태계까지 조성된 상황이어 앞으로 전장 분야의 본격적인 진출 이후의 발전상황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연구에 있어서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동맹"이라며 "방대한 빅데이터 분석, 활용, 텔레매틱스 기술 적용은 커넥티드 카 산업에서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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