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난골 드릴십 인도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 커
대우조선해양이 회사 안팎의 암초에 걸려 정상화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 대우조선해양이 회사 안팎의 암초에 걸려 정상화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대우조선해양


1조원 상당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여기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제시한 추가 자본확충 조건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회사 정상화 작업에 난항이 전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앙골라 국영 석유사인 소난골과 드릴십 2기를 인도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었으나 인도 기한인 11월 말에도 마무리 짓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당초 올해 6~7월 말에 걸쳐 드릴십 2기를 소난골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소난골이 건조대금 10억 달러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도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에도 드릴십 인도를 위해 정성립 사장이 소난골을 직접 방문하는 등 재협의에 들어갔으나 소난골이 자금조달에 실패하면서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면 대우조선의 유동성 확보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드릴십 인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 4월부터 돌아오는 회사채 만기와 맞물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내년 4월부터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우조선의 회사채 규모는 9400억달러 규모다. 

게다가 채권단이 제시한 추가 자금확충 조건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상화 작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에 2조8000억 원의 추가 자본확충을 약속했다. 다만, 오는 16일까지 고통분담과 무파업 등의 내용이 담긴 고통분담 확약서에 노조가 동의해야만 한다는 선조건을 내걸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조 단위의 혈세가 또 다시 투입되는 만큼 회사도 자구노력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추가 자본확충을 재검토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추가 자본확충을 받을지 여부가 노조의 결단에 달린 셈이다.

당장 이번 달 내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자본잠식 상태가 유지돼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미 12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마당에 추가 인력 감축을 전제로 하는 동의서에 동의할 수 없다"며 채권단의 동의서 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