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 우수사례…민관이 손잡고 주민의 눈으로 이웃 보살펴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1]주민의 힘으로 만드는 복지- ①서울시 동대문구 복지공동체 '보듬누리'

민관이 손잡고 세상을 보듬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가 추진하는 새로운 복지정책 '보듬누리'가 지역의 복지사각지대를 줄이는 한편,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듬누리를 받치고 있는 양대 축은 '1:1 희망결연 프로젝트'와 '동희망복지위원회'이다. '1:1 희망결연 프로젝트'는 민관이 함께 취약계층의 가정과 자매결연을 맺어 돌보는 것이고 '동희망복지위원회'는 동대문구의 각 동별로 주민이 직접 가까운 곳에 있는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여 신속하게 신고하는 등 지역의 복지를 지역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사업이다. 보듬누리가 말 그대로 온 세상을 따뜻한 사랑으로 보듬어, 동대문구를 따뜻한 복지공동체로 만들어 가고 있다.

   
▲ 서울시 동대문구 보듬누리 사랑의 진빵 나눔.

관 주도 복지는 한계가 있다

"매년 복지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왜 복지사각지대는 줄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재정 부담 때문에 더 이상 복지예산을 늘릴 수도 없는데 말 입니다."

"공공재정 한계로 인해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정책이 일시적인 단기대책에 머무는가 하면 관 중심의 복지정책이다 보니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저조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 동대문구 자살률이 서울에서 4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지역의 복지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공의 재정, 공공의 인력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구민(區民)'이라는 자산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활용합시다! 민간의 힘, 민간의 에너지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2011년. 동대문구에서는 복지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도전을 받았다. 특히 동대문구의 자살률이 서울에서 4위로 기록되자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자발적으로 생겨났고, 민선 5기 유덕열 구청장 또한 의지를 갖고 복지사각지대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시하여, 실태조사 결과 정부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 2643가구 6220명을 발굴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었다. 동대문구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복지정책, 관 주도가 아니라 민관이 함께 이끌어가는 복지정책에 대한 큰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러한 고민과 논의의 결과 나온 것인 동대문형 복지공동체 '보듬누리'였다. 동대문구 보듬누리팀 박은영 주무관은 보듬누리가 생겨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보듬누리는 '보듬다'와 세상이란 뜻의 '누리'라는 단어를 합해서 만든 말로, '온 세상을 보듬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는 공공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민관 협력의 복지 프로젝트, 보듬누리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민관협력 프로젝트인 보듬누리에는 크게 두 가지 사업이 있다. 첫째 '1:1 희망결연 프로젝트'와 둘째 '동희망복지위원회'이다. 두 가지 모두 민간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동대문구에서는 우려 반 설렘 반의 심정으로 보듬누리의 기치를 높이 내걸고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들어갔다.

   
▲ 서울시 동대문구 보듬누리 사랑의 집수리.

1:1 희망결연 이웃을 살리다

자살을 생각할 때 손잡아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배고프고 추워도 갈 데가 없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프고 위급할 때 병원에 데려다 주는 손길이 있다면, 복지사각지대는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짝 지어 주는 사업, 그것이 1:1 희망결연 프로젝트이다.

"어려울 때 누군가 곁에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심리적 돌봄도 병행해야 자살 같은 극단적 선택도 막을 수 있고, 진정한 삶의 복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구 직원이나 민간단체 등이 취약계층 가정과 자매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방문하면서 돌보는 1:1 희망결연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2011년 동대문구는 구청장부터 환경미화원에 이르기까지 1300여명의 직원 모두가 참여하여 1:1 희망결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민간단체까지 참여하면서 명실 공히 민관협력 프로젝트로 확실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

2016년 현재 구청장, 구 직원부터 환경미화원에 이르기까지 1300여명의 공무원과 1100여명의 민간단체 참여자 등이 함께 3240가구와 희망의 자매결연을 맺고 활동하고 있다.

"희망결연을 맺으면 월 1회 이상 안부 전화와 가정 방문을 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봅니다. 아프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구청 또는 주민센터에 요청하면 바로 지원을 해드리죠."

동대문구에서는 1:1 희망결연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하고 광범위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선 민관이 함께 명절과 동절기 등에 벌이는 '나눔행사'가 지역의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관내 기업체, 교회, 의료기관 등이 다수 참여하여 희망결연을 맺은 이들에게 선물과 생필품을 비롯 건강식품, 선물꾸러미를 증정하는 것으로 민간의 에너지가 십분 발휘된 행사이다.

또 공무원들이 현장으로 나와 이웃을 돌보는 '희망소원 들어주기'도 있다. 공무원들이 결연을 맺은 가정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선정하여 그 가정의 소원을 들어 주는 것이다. 희망소원 들어주기에 동참한 한 공무원은 이렇게 경험담을 들려준다.

"한 번은 결연가정을 방문했다가 어머니의 애로를 듣게 되었어요. 중학교 2학년인 딸이 치아 부정교합이 심해서 통증도 있고 친구들이 놀려서 학교도 가기 싫어해서 고민이라는 것이었어요.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죠. 제가 '희망소원 들어주기'에 접수했는데 다행히 선정이 되어서 삼육치과병원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우유배달 서비스, 사교육비 지원, 취업 및 교육 지원, 의료서비스 지원 등 많은 사업이 있다. 의료서비스 지원은 관내 8곳의 병원에서 건강검진, 치과진료 등 비급여 의료비 15~35%를 감면해 주는 것으로서 특히 국립중앙의료원과 취약계층 건강권 수호사업을 통해 치료를 받은 한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몸이 안 좋아서 움직일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이 약 저 약 많이 먹었어요. 그래도 낫지도 않고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욕창이 져서 몸에 고름도 여기저기 생겼는데. 의료서비스 지원을 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파킨슨병에 약물과다 복용이었더라고요. 치료를 놓쳤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희망결연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1:1 희망결연 프로젝트를 통해 동대문구가 펼치는 복지사업은 무궁무진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도 그럴 것이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 입장에 따라 다양한 지원들을 펼치는 ‘맞춤형 복지’이기 때문이다. 동대문구가 민관 협력으로 펼치는 1:1 희망결연 프로젝트가 지역사회를 따뜻한 복지 공동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 서울시 동대문구 보듬누리 사회공헌활동.

주민의 눈으로 이웃을 살피다

1:1 희망결연 프로젝트와 함께 보듬누리 사업의 양대 축을 이루는 것이 '동희망복지위원회'이다. 동희망복지위원회는 동대문구에 있는 14개 동에 각 동별로 희망복지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의 복지사각지대를 지역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동 단위 지역공동체를 말한다.

"동희망복지위원회는 1:1 희망결연 프로젝트보다 더 세심하게 더 가까운 곳에서 복지사각지대를 살피는 그야말로 촘촘한 복지 그물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복지사각지대, 위기의 가정 등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가장 빨리 가장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니까요. 그만큼 실질적이고 신속 정확한 복지 지원이 가능한 것이죠."

박은영 주무관의 설명대로 동희망복지위원회는 지역의 구석구석을 따뜻한 시선으로 밝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굴하고 있다. 회기동의 김 모 할아버지는 회기동희망복지위원회의 발 빠른 대처로 목숨을 구했다.

"생활고 때문에 식음도 전폐하고 죽어가고 있었는데 제보를 받은 동희망복지위원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었어요. 밀린 월세도 내 주시고, 앞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생계비도 지원해 주기로 하셨죠. 모든 걸 포기하고 그냥 죽어버리려 했는데,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현재 동대문구 14개 동에서 1200명의 주민들이 동희망복지위원회의 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데, 동희망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한 주민은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저희가 힘을 모아서 동네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돌보게 되어 마음이 뿌듯해요. 그리고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워크숍도 개최하고 동네의 일들을 자치적으로 해 나가는 저희들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동희망복지위원회는 복지사각지대 발굴단을 운영함으로써 물샐 틈 없이 촘촘한 복지 안전망을 가동하고 있다. 또한 지방재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 희망복지기금을 마련했다.

이처럼 동대문구에서는 민관 협력의 보듬누리 사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지원함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곳마다 복지의 빛을 비추고 있다. 또한, 복지자원의 중복 지원을 막고, 30억 3000만 원 상당의 복지자원도 확충하여 공공재정의 한계를 넘어 더 힘차게 복지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동대문구에서는 지속적으로 민간 결연단체를 발굴하여 보듬누리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내년 초에 보듬누리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다양한 직업군의 참여도를 높이고, 지역의 이익은 지역의 주민에게 환원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관내 금융기관, 병·의원 등 많은 기업 및 단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