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올해 영업이익 7조원 돌파 예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탄핵정국으로 국내 산업계가 그 어느 해 보다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4사가 사실상 ‘나홀로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탄핵정국으로 국내 산업계가 어느 해 보다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4사가 사실상 ‘나 홀로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심이 모아진다./사진=연합뉴스

22일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1년 최대 실적이던 6조8135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지금까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3792억원, GS칼텍스가 1조4094억원, 에쓰오일이 1조2489억원, 현대오일뱅크가 6487억원으로, 정유 4사의 누적영업이익은 5조6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시장에선 현재와 같은 추세로 보아 SK이노베이션은 4분기에 7000억~8000억원, 에쓰오일은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해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7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을 견인한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정유사들의 정제 마진 개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석유수출기구(OPEC)이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정유업계의 ‘시차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정유 업체가 원유를 국내에 들어와 정제하는데는 통상 한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석유제품을 정제하는 동안 국제 유가가 올라가면 제품을 팔 때 오른 유가 시세에 맞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 달 말 배럴당 44달러 수준이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OPEC의 감산 합의 이후 50달로 초반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OPEC의 감산합의가 실제 합의 한대로 이행될지 여부가 불투명한데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국제무역이 위축될 경우, 업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출국의 감산 합의와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 유력시 되고 있다”면서도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