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27일 탈당을 선언하고 가칭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4당 체제를 열었다.

신당은 이날 오후2시 즉각 의원총회를 열어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을 추대하고, 국회사무처에 교섭단체등록도 신청했다.

이날 새누리당에서 탈당 의원이 29명인데다 미리 탈당했던 김용태 의원이 비박신당에 합류해 30명을 채웠다. 이로써 신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20명)을 넘겼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38명보다 부족한 의원 수로 개혁보수신당은 제4당이 됐다.

4당 체제는 1990년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사라진 지 26년만에 부활한 것이다. 비박계의 탈당으로 새누리당은 원내 1당에서 2당으로 내려앉았고, 국회는 ‘3야1여’로 재편됐다.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한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6선), 정병국(5선), 강길부·김재경·유승민·이군현·주호영(4선), 김성태·김영우·김학용·이종구·이학재·이혜훈·홍일표·홍문표·권성동·김세연·여상규·이진복·황영철(3선), 박인숙·오신환·유의동·이은재·정양석·장제원·하태경(재선), 박성중·정운천(초선) 이다. 

◇추가 탈당파 합류 시 최대 규모 얼마나 될까

개혁보수신당 합류를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은 27일로 30명이다. 하지만 내년 1월5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원외 당협위원장 30여명도 탈당해 합류할 예정으로 2차, 3차 탈당이 전망된다.

남아 있는 의원 중 이미 탈당을 예고한 바 있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의 경우 향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진로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반 총장이 귀국한 뒤 새누리당으로 갈지 보수신당으로 갈지 또 다른 3지대와 합류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 전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선택지로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원내대표가 움직일 경우 같은 충청권 의원 10여명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주영 의원 등 중립파 20여명도 탈당을 저울질 중이어서 추가 탈당도 30여명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은 또 다른 신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향후 혁신보수신당과 합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국민의당 경우 차기 당대표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수신당과 합쳐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렇게 탈당 러시가 이뤄질 경우 가시적으로만 해도 전체 현역의원 수만 60여명 이상이 될 수 있다. 또 원외 당협위원장인 전현직 지자체장까지 포함해 유승민 의원까지 차기 대권주자가 가장 풍성한 신당이 될 수 있다.    

◇잠룡 대거 합류...자칫 경쟁 과열돼 자중지란 겪을 수도

새누리당을 탈당해 내년 초 창당을 준비 중인 개혁보수신당의 특성이라면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잠룡들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신당에서 영입에 성공할 경우 그야말로 화려한 대권주자 진용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대권주자가 많아서 자칫 당이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후보와 세력간 힘겨루기를 잘 조정해서 당의 내분을 사전에 방지하면서 컨벤션 효과를 낼 수 있는 당대표를 누가 맡을지도 중요한 과제이다.

개혁보수신당 측의 한 관계자는 27일 ‘미디어펜’과의 전화통화에서 당대표를 내부에서 선출하지 않고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를 추대한 것처럼 내달 1월24일 창립총회 겸 전당대회를 열고 유망한 외부인사를 당대표로 추대하는 것이 내부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00석 미만 여당...보수신당, 야당과 공조하면 법안 프리패스

기존 새누리당의 128석에서 이날 29명이 탈당하면서 여당은 99석을 가진 제2당으로 전락했다. 121석인 더불어민주당에 제1당을 내주게 된 것이다. 여기에 국민의당 38석과 정의당 6석, 무소속 7석에 혁신보수신당 30명까지 야당 역할을 할 경우 201명의 거대 야당이 만들이전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 국민의당, 보수신당이 의견을 모으면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보수신당은 신당을 꾸리자마자 상임위원장 3자리마저 확보했다. 탈당 대열에 권성동 법사위원장, 이진복 정무위원장,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상임위원장 원 구성 때 투표로 의결한 만큼 소속 정당이 달라져도 교체하지 않는다.

이날 개혁보수신당의 탄생으로 새누리당이 여소야대 국회에서 방패로 활용하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은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뿐만 아니라 여당을 뺀 야당과 보수신당을 합치면 개헌 정족수인 200석까지 넘었다.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사실상 집권여당으로서 영향력을 잃게 된 것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