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로 다가온 자율주행차에 똑똑해진 가전
삼성-LG, 차세대 TV 기술 놓고 자존심 대결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7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오는 8일까지 열리는 CES는 세계 각국의 최신 정보 기술(IT) 및 가전 트렌드를 소개하고 그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적 행사다.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150여 개 나라에서 38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며, 관람객 수도 16만 5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CES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성(Connectivity)'이다. CES 2017에서는 가전 제품, 집, 자동차 등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모든 것들이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을 중심으로 연계(Connected) 최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또 참가한 전 세계 3800개 기업이 △스마트홈 △AR·VR  △웨어 러블 △운송 기술 등 산업 각 분야에서 IoT, 인공 지능 등을 결합한 결과물들을 선보인다.  

CES는 해를 거듭하며 다양한 산업과 기술 융합의 장으로 변신했다. 이에 따라 행사 주관사인 소비자가전협회(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는 지난해 단체 명칭을 소비자기술협회(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로 변경했다. 더 이상 가전에 국한되지 않고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 삼아 더 넓은 산업 영역을 포괄하겠다는 의지다. 
 
◇비전 제시를 넘어 현실로 다가온 자율 주행차

자율 주행차는 최근 몇 년 동안 CES 주된 화두였다. 그러나 올해에는 진일보한 결과를 내놓았다.

현대자동차는 개막일에 앞선 4일(현지 시간) 전기차 '아이오닉'으로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야간 자율 주행을 시연했다. 

   
▲ 야간 자율 주행 시연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 /현대자동차


미국자동차공학회(SEA) 기준 4단계인 '완전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아이오닉은 지난 일몰 뒤 세 차례 진행된 주행에서 낮과 다를 바 없는 안정적인 자율 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4단계는 운전자가 차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채 알아서 달리는 5단계를 제외하면 사실상 자율 주행 기술의 완성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일본 혼다 역시 인공 지능 기반의 감성 엔진을 탑재한 자율 주행 전기차 '뉴 브이'(Neu V)를 올해 CES에 출품한다. 뉴 브이의 감성 엔진은 운전자와 정서적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 밖에 독일 폴크스바겐은 자사의 첫 번째 콤팩트 전기차인 I.D.를, 스위스의 린스피드는 독특한 자율 주행차 '오아시스'를 각각 선보인다. 2인승인 오아시스는 지붕에 달린 태양 전지판으로 동력을 충당하는 동시에 차량 전면 유리에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을 구현하는 기술을 품고 있다. 

◇인공 지능 품은 가전에서 로봇까지..인류 삶 변화 이끌 혁신

자율 주행차를 잇는 CES 두 번째 이슈는 '스마트홈'이다. CES 2017에서는 인공 지능을 이용해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스스로 가동시키는 스마트홈 기술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 LG 전자가 CES 2017에 공개한 스마트 냉장고 /LG전자


LG전자는 사용자의 습관이나 제품 사용 환경 등을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 기반의 스마트 가전인 에어컨, 로봇 청소기, 냉장고 등을 공개한다. 스마트 냉장고를 예로 들면, 사용자가 도어를 열지 않는 취침 시간을 파악, 자동으로 절전 운전에 들어가는 식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세계적 음향 기기 업체 하만 카돈과 손잡고 만든 인공 지능 스피커를 출품한다. 이 제품은 아마존의 '에코', 구글이 '구글 홈'과 마찬가지로 음성 인식형 개인 비서 스피커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용화 로봇의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LG전자는 개막 하루 전인 4일(현지 시간)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허브(Hub) 로봇, 잔디깎기 로봇 등 가정용 로봇을 비롯해 안내 로봇, 청소 로봇 등의 공항용 로봇을 처음 소개했다.

가정용 허브 로봇의 경우 다른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동화나 음악을 들려주고 요리할 때는 레시피까지 안내한다. 

공항용 로봇은 공항 이용 정보를 제공해 주는 '안내 로봇'과 청결을 담당하는 '청소 로봇' 2종으로, 올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장 테스트를 시작한다. 

   
▲ LG 전자가 CES에서 선보일 로봇. 왼쪽부터 안내 로봇, 청소 로봇, 잔디깎기 로봇. /LG전자


◇삼성 VS LG 차세대 TV 기술 격돌

CES의 터줏대감 격인 TV에서는 세계 TV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뜨거운 기술 대결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메탈 소재를 적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QLED를 공개했다. QLED TV는 퀀텀닷(양자점) 입자에 메탈을 적용하는 기술로 100%에 가까운 색조를 구현하고, 시청자들에게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2017년형 QLED TV는 주변 기기를 투명 케이블인 '인 ‘인비저블 커넥션(Invisible Connection)’으로 연결해 TV 주변에 엉켜 있던 기기들과 연결선들이 눈에 띄지 않도록 했다. 

LG전자 역시 화면 이외의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사운드, 화질 등 전 분야에서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기술이 총망라된 초 프리미엄 TV인 '시그지처 올레드 TV W'를 내놓았다. 

패널 두께가 2.57mm에 불과한 이 제품은 벽걸이 TV 거치대를 포함해도 4mm가 채 되지 않는다. 또 사물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따라 소리가 사용자의 앞이나 뒤, 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만들어 주는 돌비 애트모스 입체 음향 시스템도 탐재했다. 

◇디지털 헬스 케어·스포츠 영역 주목

CES 2017에서는 디지털 헬스 케어 관련 영역도 주목받고 있다. CES에는 국내 대기업 말고도 코웨이, 한샘 등 중소·중견 기업 146곳이 참가해 다양한 제품과 신기술을 선보인다. 

코웨이는 생활 습관이나 실내외 환경, 피부 등을 다차원으로 진단해 컨설팅을 해 주는 뷰티 기기, 한샘은 지난해 열린 '2016 국제발명품전시회'에서 금상과 국제발명가협회(IFIA) 특별상을 받은 진공 블렌도 '오젠'을 출품한다.

과학 기술과 접목된 스포츠 영역도 관심사다. CES 담당 기관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시장은 CES 2017에서 미래 기술 트렌드의 중요한 시장으로 분석됐다. 

올해 CES에는 우리나라 스타트업 솔티드벤처가 IoT 기반 스마트 골프화 '아이오핏'(IOFIT)을 선보인다. 아이오핏은 골프 스윙에서 중요한 체중 이동 정보를 분석해 올바른 스윙을 위한 방법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실제 빅데이터 같은 분석 기술은 축구와 야구 선수 들의 기량과 실력을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으며, IoT 센싱 기술과 스마트폰 애필리케이션 등 다양한 기술들을 접목시키면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의 편의까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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