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영장 청구
특검발 한파에 SK·롯데 등 대기업 긴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재계가 초긴장 상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3일 오전 피의자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뒤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특검은 16일 뇌물 공여·위증 등 혐의로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합병을 지원해 달라고 청탁, 그 댓가로 최순실 씨 일가를 지원한 혐의를 인정한 셈이다. 

이에 삼성 내부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고, 남은 건 법원의 판단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번 특검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결정 여파로 다음 수사 대상으로 손꼽히는 SK·롯데 등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오후 회의에서 전경련 탈퇴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SK와 롯데그룹는 최순실씨가 설립을 주도한 K스포츠 재단 및 미르재단에 각각 111억원·45억원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의 경우 별도로 냈다 돌려받은 70억원을 합칠 경우 그 금액이 115억원에 달한다. 

특검은 SK가 이들 재단에 막대한 출연금을 낸 배경에 ‘최태원 회장의 사면’이 자리하고 있을 것으로 의심, 여부를 파악 중이다. 

SK는 그러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은 최 회장 출소 시점으로부터 각각 2·5개월 뒤 이뤄졌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시작된다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는 답변 이외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


롯데그룹은 재단 출연 대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및 재승인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관세청의 추가 면세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는 지난 5일 롯데면세 월드타워점을 재개장했다. 지난해 6월 26일 영업을 종료한 이후 193일 만의 일이다. 

롯데는 정부 주도의 면세점 제도 개선 TFT에서 ‘시내 면세점 추가 방안’이 포함된 제도개선 공청회 개최 계획이,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2016년 3월 14일) 이전인 2016년 3월 8일 발표됐다는 점에서 특허 획득과 관련된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정해 왔다.

롯데 한 관계자는 "특혜 의혹 관련해서는 성실하게 소명할 것"이라며 "특검의 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최선을 다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재계는 삼성에 이어 SK, 롯데 등으로 수사가 본격화되면 관련 기업의 경영활동에 차질은 물론 산업계 전반에 경영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CEO 구속 수사가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엄정한 수사를 하되 경제적 파장을 최소화하고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이 본연의 역할에 다시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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