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올해 연말까지 대규모 M&A 결정 미뤄야 할 것"
블룸버그 "한국 최대 그룹 리더십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WSJ·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수장 부재에 따른 삼성의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 WSJ 등 외신들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영구 청구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WSJ홈페이지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날(현지시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대규모 M&A 결정을 미뤄야 할 것”이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으로 인한 경영 공백에 더해 또 하나의 거대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전장 기업인 미국 하만(HARMAN) 인수를 두고 한 말이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 11월 전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임을 밝히며, 미국 전장 기업 하만을 80억달러(9조6000억원)에 사들인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 합병(M&A) 규모로는 최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오너가 ‘뇌물 혐의’로 수감된다면 이 같은 계획은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적용, 뇌물이나 회계 부정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하만의 일부 소액 주주들이 디네시 팔리월 CEO와 하만 이사진을 대상으로  헐값에 회사를 매각했다며 집단 소송을 냈다. 송사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는 불난데 기름을 붇는 꼴이 됐다.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이 부회장의 구속 영장 청구 소식을 알리며 “뇌물 수수 혐의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덫에 빠트렸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갤럭시노트7 대량 리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리더십 공백에 처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 역시 “이번 기소는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태롭게 하고, 한국 최대 그룹 리더십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업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CNN머니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보다 이 부회장의 정치 스캔들 연루가 삼성의 글로벌 이미지를 더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해도 무방한 삼성전자의 CEO가 구속된다면 기업의 대외 신인도 하락은 막을 수 없다”며 "이로 인한 삼성 사업의 위기가 국가 경제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