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검찰이 원영식 W홀딩컴퍼니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W홀딩컴퍼니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한편 폭락장에서 W홀딩컴퍼니 주식을 대량매수한 사모펀드의 움직임이 포착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3일 W홀딩컴퍼니 주가는 621원으로 마감됐다. 전일 대비 29.99% 폭락한 하한가 마감이었다. 

   
▲ 사진=연합뉴스


오전까지만 해도 800원대 중반에서 머물던 주가는 12시 24분경 원 회장의 혐의 관련 재료가 터지면서 추락하기 시작해 불과 10분 만인 12시 34분 621원으로 떨어졌다. 원 회장 신변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악재가 나온 만큼 주가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일부 반발매수세로 하한가가 풀리는 경우도 없진 않았지만 오후 2시경 이후부터는 하한가로 고정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시 50분부터 다시 하한가가 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52분에는 거래량이 약 82만7000주까지 터지면서 주가가 640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누군가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격은 이내 다시 하락해 하한가로 이날 장을 마쳤다.

거래 종료 이후 분석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W홀딩컴퍼니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4억3400만원, 8900만원어치 주식을 매집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대형악재가 발생한 날 기관이 주식을 대량매수한 건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원영식 회장의 주가조작 의혹에도 불구하고 W홀딩컴퍼니 주가 낙폭이 과하다는 해석이 있었을 수 있다. 이 경우 곧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시세차익을 위해 매집에 나섰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W홀딩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원영식 회장 개인이 아닌 '주식회사 오션인더블유'라는 법인이다(지분율 17.91%). 원영식 대표는 오션인더블유의 대표자 신분이지만 오션인더블유의 최대주주는 아들인 원성준 씨다(지분율 45.06%).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W홀딩컴퍼니 주가에 대해 "(원 회장의) 주가조작 얘기가 나오기 전에도 기업가치에 비해 다소 저평가된 주식이었다"면서 "검찰조사 악재가 터져 주가가 타격을 입었지만 곧 회복될 것이라는 해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날 기관의 대량 매수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주가가 내려간 틈을 타 지분을 확보한 주체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다. 특히 이날 주식 매집에 나선 주체가 사모펀드(PEF)였다는 사실, W홀딩컴퍼니의 자회사인 아이오케이(-11.13%) 주식 역시 사모펀드가 사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원영식 회장은 W홀딩컴퍼니‧아이오케이 이외에도 손자회사인 잉글우드랩, 아비스타, 초록뱀 등의 주요 주주이거나 주요 주주로 부상하던 상태였다. 검찰조사 레이더망에 걸려 운신의 폭이 좁아진 현 상태에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원 회장의 방어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사모펀드가 이러한 상황을 노리고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쪽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단순 주가조작 사건 이상의 여파가 코스닥시장에 미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