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기량 안부러운 다운사이징, 1.4ℓ터보 엔진 출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지엠의 야심작 쉐보레 올 뉴 크루즈가 모터스포츠에서 갈고닦은 기본기를 통해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공략에 돌입한다. 

이런 올 뉴 크루즈의 시승후 이 차와 함께 ‘2017시즌 CJ슈퍼레이스’에서 활약할 이재우(감독 겸 선수)·안재모(선수 겸 탤런트) 콤비의 쉐보레레이싱팀의 올 한해 활약상이 벌써부터 기대됐다.

   
▲ 올 뉴 크루즈 앞에서 쉐보레레이싱팀 선수 안재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미디어펜


지난 8일 올 뉴 크루즈 미디어시승행사가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승구간은 호텔을 출발해 경기 양평 중미산 천문대를 왕복하는 142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최상위 트림인 LTZ 디럭스에 풀옵션을 적용한 모델(2848만원)이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점은 샤프하게 변한 외관과 커진 차체다. 새로운 올 뉴 크루즈의 디자인은 언 듯 올 뉴 말리부와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낮고 넓은 디자인 컨셉트에 부합하는 이미지는 달리고 싶은 욕망을 드러내가 만든다.

또 차체의 무게도 줄였다. 전체적으로 커진 외관과 달리 다이어트에 성공하며 기존보다 110kg이 줄어들었다. 자동차에서 무게는 운동성능과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지엠은 이런 부분들을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고 지금까지의 성과가 새롭게 돌아온 크루즈에 담겨있다.

올 뉴 크루즈의 전장은 4666mm로 기존 모델보다 25mm 길어졌다. 아반떼(4570mm), K3(4560mm), SM3(4620mm) 등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최대 100mm 이상 길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척도인 휠베이스(축거) 역시 2700mm로 이전보다 15mm 커졌다. 전 모델의 단점으로 꼽히던 뒷좌석 레그룸도 22mm 늘어났다. 아반떼보다 40mm 크다. 실제 앉아본 뒷좌석 착좌감은 동급들 중에선 나쁘지 않은 편에 속했다.

차체의 74.6%에 이르는 부위에 초고장력 및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강성을 27% 증가시키고, 첨단 소부경화강(PHS) 적용 비율을 21%까지 확대해 주행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켰다. 더 단단해지고 가벼워졌다는 말이다. 이런 부분은 실제 운전중 몸으로 느껴지는 듯 했다.

호텔을 출발할 땐 조수석에 앉았다. 문을 열고 시트에 앉으니 버킷 스타일의 가죽시트가 몸을 감싸안는다. 다만 178cm 100kg인 넘는 육중한 체구의 기자를 소화하기엔 조금 부족해 보였지만 일반적인 체형인 운전자들에겐 딱좋은 포지션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크루즈 운전석 실내/ 한국지엠


실내에는 쉐보레 듀얼 콕핏 인테리어가 반영돼 스티어링 휠, 계기반, 기능 스위치 버튼이 깔끔하고 편의성 높게 재배치됐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잡은 8인치 고해상도 풀 컬러 스크린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지원은 물론, 쉐보레 마이링크도 적용됐다.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통화, 문자,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컨텐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대화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시리 음성 명령 기능을 통한 조작도 가능하다. 9개의 스피커와 대용량 앰프로 구성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제공하는 사운드 역시 차급 이상이다.

시승 구간은 혼잡한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와 와인딩 구간이 골고루 분포돼 차량의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충분했다.

올 뉴 크루즈에는 신형 1.4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153마력과 최대토크 24.5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전보다 최고출력은 13마력, 최대토크는 4.1kg·m가 높은 출력이다. 

반환점 목적지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 중미산의 와인딩 구간부터 즐겁게 운전해봤다. 1.4ℓ 터보엔진이라 출력이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을 먼저 했지만 오산이었다. 오히려 저배기량의 엔진이어 가볍고 날렵하게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탄탄한 차체와 서스펜션이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 이동 할 수 있게 해줬다.

결빙구간이 의심되는 상황이어 극한까지 몰아붙이지는 못했지만 상당히 높은 속도로 달리며 코너링을 했지만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가 있을 만한 상황에도 무리 없이 빠져나갔다. 고속도로 구간에 들어서서도 놀라운 가속성능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크루즈/ 한국지엠


더욱이 저배기량에서 느껴질 가속스트레스가 없다는 게 놀라웠다. 추월시 내차의 한계가 느껴지는 순간이 운전자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라면 국산 중형 세단급들 사이에선 이런 좌절을 맛보지 않아도 될 듯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서 구간단속구간에 접어들어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켰다. 100km/h에 맞춰두니 알아서 꾸준히 차량을 운전해가며 차선 또한 최대한 이탈하지 않으려는 조작을 끊임없이 하는 모양이다. 

다만 현대차 제네시스나 고급차량들에 적용되는 차선이탈 경고(LDWS)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보다는 강제성이 적어보이지만 확실히 작동하며 운전자에게 경고하기엔 충분했다.

구간단속이 끝나고 차량이 적은 틈을 타 본격적인 가속을 해봤다. 100km/h 중후반을 넘어가도 가속성에는 부족함이 없게 느껴졌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시내주행에 들어서면서 일상주행에 들어가도 부담이 없었다. 보령공장에서 생산되는 3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수동 변속을 즐기는 운전자가 의외로 많아 국내에서 원성을 샀던 토글시프트 문제도 개선했다. 올 뉴 크루즈는 팁트로닉 타입을 적용, 수동 변속을 원할 때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면 된다.

이런 올 뉴 크루즈는 한국지엠소속의 쉐보레레이싱 팀의 경주차로도 활용된다. 올해 역시 CJ슈퍼레이스에서 GT1클래스에 참가해 유수의 프로레이싱 팀들과 스피드 혈전에 참가한다. 

현재 경주차는 약 60~70%가량 완료된 단계라고 팀관계자가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경주차 차체강성을 높이는 작없은 아에 하지 않았다. 기존 완성차 강성만으로도 충분히 극한의 스피드에서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게 팀 관계자의 입장이다. 

   
▲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뒷좌석/ 한국지엠


일예로 튜닝을 위해 차체에 구멍을 뚫기 위한 드릴작업 시 구멍이 뚫리지 않아 고생을 했다고 한다. 즉 그만큼 강한 차체를 보유한 올 뉴 크루즈라는 것이다. 이런 강한 차체와 글로벌 지엠의 레이싱파츠를 총 망라한 쉐보레레이싱 팀의 경주차가 올해는 어떤 성적을 낼지가 슈퍼레이스의 큰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런 올 뉴 크루즈의 판매 가격은 LS 1890만원, LT 2134만원, LT 디럭스 2286만원, LTZ 2437만원, LTZ 디럭스 2478만원이다. 엔트리 트림이 지닌 성능은 차이가 있지만 가격만 놓고 단순 비교하면 경쟁차종보다 최대 400만원가량 비싸다. 디자인을 바꾸고 달리기 성능을 보강한 데다 편의사양까지 더한 대가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격차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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