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 부회장 영장 재청구 여부가 결정 후 주요 대기업 수사 계획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받는 SK와 롯데, 특검의 수사 동향 예의 주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영장 재청구 여부를 14일 오후 중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뿐 아니라 온 재계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 영장 재청구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기업 수사의 분수령으로 보기 때문이다. 

   
▲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


특검은 지난 13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삼성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가 결정된 후 롯데·SK 등 주요 대기업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은 1차 영장 청구 때보다 더 긴장하는 모습이다. 특검이 지난달 19일 법원의 영장 기각 이후 약 3주 동안 광범위한 보강 조사를 벌여 온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삼성측은 이 부회장이 재조사를 받은 동안에도 제기된 갖은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삼성은 재소환 당일 저녁 명마 '블라디미르' 구매와 관련된 우회 지원 의혹이 다시 언론에 보도되자 "그 어떠한 방법으로도 우회 지원을 한 바 없으며, 블라디미르의 구매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반박 자료를 냈다.

특검 조사를 마친 이 부회장 역시 곧바로 서초사옥으로 향해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비롯한 미전실 산하 7개 팀 팀장을 소집, 1시간 정도 특검 수사 등과 관련된 대책을 논의하고 현안을 점검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만큼이나 SK그룹, 롯데그룹 등도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하고 있다. 

SK는 지난 2015년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을 대가로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출연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SK 지휘 조직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전 의장이 최 회장 사면 발표 당일(2015년 8월 13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감사 메시지를 보낸 것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안 전 수석에게 "하늘 같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최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한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SK 관계자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워 했다. 

롯데그룹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한 대가로 시내 면세점 추가 선정 및 재승인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2015년 말 면세자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롯데가 다시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재단에 지원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입찰과 신동빈 회장과 대통령 독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특검의 수사 요청이 있을 경우 최선을 다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만약 법원이 특검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재청구를 받아들인다면, 비슷한 혐의를 받는 기업 총수들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