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시점 '혼란세력' 규정 이어 박지원 집회 폄하에 동조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보수야당' 바른정당 원내지도부가 14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화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를 겨냥 "극우세력은 더 이상 태극기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지난달 24일 창당과 함께 "애국보수가 제대로 기댈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면서도 탄핵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인용 결정 후) 정국을 또 다시 혼란상태로 몰아할 것"이라고 규정한 데 이은 '집토끼 때리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가치이자 국기(國旗)인데, 요즘 극우의 상징이 돼버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 14일 오전 국회에서 바른정당 원내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왼쪽에서 네 번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을 "극우세력"으로 규정하고 태극기 집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고 비난했다./사진=미디어펜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일부 전·현직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것에도 "지도부는 친박 의원들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알아도 모른 척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친박계 의원들 외에도 한국당 집단탈당 전 자신들과 함께 '비상시국위원회'를 꾸려 당권투쟁을 였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적극 참여하며 제도권 내 투쟁을 벌이고 있고, 계파색이 없는 전희경 의원 역시 집회에 참여 중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발언으로 보인다.

집회 초기에는 '소신파' 김진태 의원이 홀로 참여해왔다가, 뒤늦게 합류한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의 경우 집회 연단에 오르기 전까지 주최측과 시민들로부터 수차례 '발언 거부'를 당한 전례도 있다. 집회 주도권이 친박계에 있지 않다는 점도 있다.

이 정책위의장은 당원들의 '자율 참여' 입장을 견지한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 "진정성 없는 이중적 행보"라며 "박 대통령은 비호하면서 보수의 중심에 서겠다는 얄팍한 발상"이라고 폄하한 반면 당내 '촛불 총동원령'을 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의 사례는 거론하지 않았다.

한편 태극기 집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주장은 지난 12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처음 "언론이 탄핵반대 집회를 태극기 집회라 명명하면 안 된다"고 페이스북에 적은 것이 시초였다.

그러자 다음날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13일 박지원 대표의 주장에 "타당하다"며 "탄핵 반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 태극기를 볼 때마다 국민통합이 아닌 국민분열 이미지가 떠오르게 해선 안 된다"고 동조했고 이 의장이 이날 공식 회의에서 공론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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