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검 재소환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180만원 대로 주저앉았다. 코스피 대장주인 만큼 한국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여파도 작지 않다. 이번 상황이 길어질 수도 있는 만큼 삼성그룹 안팎의 근심도 깊어가고 있다.

14일 주식시장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87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때 '주당 200만원' 선을 넘보던 주가가 어느덧 180만원 대까지 빠진 셈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고려한다는 소식에 '오너 리스크'가 도리어 가중된 모습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대장주로서 전체 시총의 약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부진은 코스피 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줬다. 이날 코스피지수 또한 전 거래일보다 0.20% 하락한 2074.57로 마감됐다. 2등주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날 하루 동안에만 주가가 4.44%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련의 상황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차 영장청구 때보다 한층 더 나쁘다는 게 업계의 견해가 일치한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만을 신병처리 하겠다던 기존의 수사 계획을 수정해 '삼성 수뇌부'에 대한 영장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제공한 의혹으로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등 4명의 신변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동안 잠잠해질 것처럼 보였던 삼성그룹의 '경영공백'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 모양새다.

만약 최지성 부회장이나 장충기 사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압박 못지않은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오너 일가를 보좌해 왔을 뿐 아니라 삼성그룹의 사업 전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인물들이기 때문. 

특검의 손길이 이재용 부회장 뿐 아니라 이들 미래전략실의 주요 인물들에게까지 향하게 된다면 그 여파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또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당초 '이재용 리스크'로 시작된 사안이 이미 '경영진 리스크'로 확대됐다"면서 "특검의 입장이 근본적인 수준에서부터 번복되는 데다 워낙 '판'을 크게 벌리고 있어 일련의 사안을 '특검 리스크'로 해석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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