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격 구속되면서 증시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80선마저 내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개장 전 들려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수사 소식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 등 기존 리스크도 한몫을 했다.

   
▲ 연합뉴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27p(0.45%) 내린 2072.57로 출발해 약세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로서 전체 시총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약 1.50% 하락한 187만원선 초반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이외 삼성그룹 계열사들인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주가도 전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그룹 계열사 모든 주식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아니었다.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화재 등은 약보합 혹은 상승세를 보였다. 나아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호텔신라‧호텔신라우 등은 각각 5.64%, 29.80%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총 2등주인 SK하이닉스 역시 전일 대비 2%가량 상승하며 주가 5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수사가 증시에 충격을 준 건 사실이지만 '패닉' 수준의 혼란이 야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또한 냉정한 눈으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해당 뉴스(이 부회장 수사 관련)는 증시에 선반영 되었기 때문에 삼성그룹이나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지배구조를 중시하게 보는 일부 외국인 매도가 출회될 수 있어 하락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재용 부회장 구속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악재일 수 있다"면서도 "갤럭시S8 출시 등의 모멘텀도 존재하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620선에 근접하며 오히려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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