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사실상 해체 수순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총 11개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를 탈퇴한다. 이로써 삼성과 SK, LG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까지 4대 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이탈하게 됐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카드, 현대제철 등 11개 전 계열사가 전경련에 탈퇴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회장, 구본무 LG대표이사, 허창수 전경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그룹 총수들이 지난해 12월 6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관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늘 공식적으로 전경련 탈퇴원을 제출했고, 오후 중으로 나머지 계열사도 탈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올해 회비를 납부하지 않는 등 이전과 같은 활동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창업주인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전경련 최장수 회장을 역임하는 것과 더불어 전경련 구·신사옥을 모두 현대건설에서 짓는 등 그간의 인연을 고려해 삼성과 SK, LG그룹의 탈퇴 도미노 속에서도 신중을 기해왔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4대 그룹을 비롯한 주요 회원사의 탈퇴가 줄을 이으면서 전경련의 붕괴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실제 전경련 회원사는 지난해 2월 기준 총 600개에서 554개로 총 46곳이 줄었다. 

현대차를 비롯한 주요 그룹이 탈퇴한 반면, 새로 들어온 신규 기업들도 있다. 이날 농협하나로유통·삼양인터내셔널, 한화자산운용·효성캐피탈, 매일유업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등 39개 기업이 전경련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지난 17일 이사회를 개최한 전경련은 이날 현 회장직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후임을 선임하지 못했다. 정몽구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내 최고령 원로로 직무대행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이번 탈퇴 결정으로 무산된 것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 관련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대기업들의 후원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밝혀지며, 정경유착의 근원지로 주목받은 바 있다.
 
전경련은 오는 24일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적임자를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회에 후임을 정하지 못하면, 사실상 전경련은 해체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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