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진희 기자]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묻혀 숨지게 한 여성 용의자들이 맨손을 이용했음에도 멀쩡한 것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 김정남을 독성물질 VX로 숨지게 한 여성 용의자 중 한명인 도안 티 흐엉(29) /사진=흐엉 SNS 및 MBC 방송화면 캡처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의 얼굴 피부와 눈 점막 등에서 신경작용제인 'VX'가 검출됐다.

VX는 화학무기의 일종으로, 독성이 매우 강한데다 주로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힌다.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신경가스인 사린의 100배 이상 독성을 발휘한다. 특히 호흡기관으로 흡입 시 효과는 더 강해진다.

사람이 노출되면 콧물, 눈물, 침 등이 배출되고 호흡곤란, 메스꺼움, 시력저하,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며 수 분만에 숨을 거둘 수 있다.

이에 VX를 맨손에 묻혀 김정남 얼굴에 문지른 여성 용의자들이 별다른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액체 상태의 VX를 사용했을 것'과 '섞이면 VX가 되는 액체 물질 두 가지를 여성들이 각각 나눠 사용했을 것' 등의 주장이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피부는 독극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액체 상태의 VX를 손바닥에 단시간 묻혔다고 죽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VX는 보통 피부보다 점막이나 입안으로 들어갈 때 빠르게 흡수된다"며 "김정남이 VX로 죽었을 경우 얼굴 내 점막을 통해 독극물 흡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른 의견은 암살자가 두 명인 것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

VX는 가열해서 기체로 만들 수 있으며, 기체 상태로 살포되는 VX를 통상 화학무기로 사용한다.

홍세용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교수 겸 농약중독연구소 소장은 "섞이면 VX가스로 기화하는 액체 상태의 물질을 두 여성에게 따로 발라주는 식으로 작전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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