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진희 기자] 김정남 피살에 사용된 독극물이 신경성 독가스 'VX'라고 잠정 결론나면서 공항 등 관련 장소가 독성물질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남 독살을 실행한 여성 용의자 2명 중 1명이 이미 VX 노출 증상을 보였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김정남 얼굴에 독극물을 도포한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출신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29) 중 한 명이 구토를 했다"고 이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대 법의학부 학과장이자 독물학자인 브루스 골드버거 박사는 "VX는 소금 몇 알갱이 정도의 양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고 피부를 통해 흡수된다"며 "두 용의자가 (암살과정에서) VX에 노출되고도 멀쩡한 이유는 해독제를 투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칼리드 청장은 화학물질이 범행 현장에 남아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확인 과정을 거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VX는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1952년 살충제로 만들어졌으나 정쟁무기로 활용됐다. 호흡기로 흡입할 경우 피부를 통한 것보다 독성이 배가 되며 완전히 증발하려면 수일에서 수주까지 소요된다.

사람이 VX에 노출되면 콧물, 침, 눈물 등이 배출되고 호흡곤란, 시력저하, 근육 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몇 분 내로 사망할 수 있다. 

해당 독극물은 앞서 1991년 유엔 결의에 따라 '대량살상무기(WMD)'로 규정된 바 있다.

   
▲ 김정남 독살 용의자 도안 티 흐엉(29) /사진=흐엉 SNS 및 MBC 방송 화면 캡처
[미디어펜=김진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