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측 "탄핵 각하" 통일, 촛불측 "탄핵 인용" 총력…충돌없이 종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달 10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4일 서울 도심에서는 '선고 전 마지막 주말 집회'일 수도 있는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려 세(勢) 대결을 벌였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쯤까지 중구 대한문을 중심으로 제16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쯤까지 중구 대한문을 중심으로 제16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사진=탄기국 유튜브 방송 TMT 캡처


박 대통령 변호인단 김평우 변호사(전 대한변협회장)가 이번 탄핵소추를 "사기범죄"이자 "반역행위"로 규정하고, 탄핵 기각이나 무효가 아닌 '각하'를 외쳐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집회 참여자들은 "탄핵 각하"에 입을 모았다.

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변호인단의 변론 재개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충실한 심리 끝에 탄핵 각하를 도출하면 그 결정을 정치권과 언론 일각 등 탄핵 주도세력의 처벌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쯤까지 중구 대한문을 중심으로 제16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사진=김진태 의원 페이스북


태극기 집회 초기부터 참여해온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자는 요청에 불응한 당 지도부를 향해 "맨날 눈치를 보고 머리를 굴린다"고 비판하며 "다음 주 집회는 우리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힘내자"고 시민들을 독려했다. 조원진·윤상현·박대출 등 친박계 의원들도 각자 연단에 올랐다.

광화문 인근 세종대로와 흥인지문까지 인파가 뻗어나갔던 사흘 전 3·1절 15차 집회 때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참여 시민들이 시청광장에서부터 숭례문 바로 앞까지 도로를 가득 메울 정도로 강한 위세를 보였다. 

   
▲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쯤까지 중구 대한문을 중심으로 제16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오후 4시쯤 시작된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을지로 1가를 지나고 있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을지로 1가 CCTV(오후 4시30분경)


주최측과 시민들은 오후 4시쯤부터 대한문을 출발, 을지로입구역→ 명동역→회현역→한국은행→소공로를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도심 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6시쯤 대부분 인파가 재집결했으며 오후 6시30분부터 대한문에서 2차 본 집회를 이어간 뒤 오후 8시쯤 주최측은 집회 해산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광화문 광장 CCTV(오후 6시경)


이날 촛불집회 연설에 나선 안지중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일부 여론조사를 근거로 "특검연장은 국민의 75%가 동의했다"며 "그런데 국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월 국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금지, 세월호 진실규명, 사드배치 철회,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언론장악방지법, 성과퇴출제 폐기 등 6대 적폐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정당은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은 한주 박근혜 탄핵 인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탄핵이후 대통합 대화합 운운하며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사진=추미에 의원 페이스북


3·1절 당시 태극기 집회에 위세가 눌린 듯한 모습이었던 촛불집회는 이날 광화문 광장과 세종로 일부까지 인파가 뻗어나갈 정도로 규모가 확장됐다. 더민주 지도부와 유력 대선주자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에도 참석했다.

오후 7시30분부터는 청운동·효자동·삼청동 등 청와대와 총리공관 방면, 헌재 방면 등으로 행진을 벌였다. 지난달 25일 17차 집회에서 보였던 '횃불 시위대'는 이날 등장하지 않았다.

행진 후에는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재집결해 2차 본 집회를 이어갔으며, 집회 시작 후 3시간30분여 지난 오후 9시쯤 해산했다. 이날 양측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제목으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들은 오후 7시30분부터 경복궁과 안국역 방향 양갈래로 행진한 뒤 광화문 광장으로 복귀했다./사진=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 안국역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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