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활성화 대책 제시 여부가 관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오는 5월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최근 바닥까지 떨어진 소비심리 등으로 인해 경기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인용이 경제에 긍정적 변화를 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전문가들은 적층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만큼 증시를 비롯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오는 5월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사진=미디어펜


전문가들은 이미 소비심리가 최악의 상태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나빠질 것은 없으며, 오히려 이번 심판 이후 심리가 천천히 개선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코스피가 전일대비 3.10포인트 상승한 2094.16을 기록하는 등 증시상황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제 불확실성 해소에도 불구하고 탄핵안 인용이 당장 경제먹구름을 걷어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적 시계는 ‘대선정국’으로 연결돼 버렸기 때문에 대선주자들의 공약에 따라 경제전망이 극적으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 주자들이) 내수활성화 대책을 얼마나 강하게 제시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증시에서는 국내 소비에 민감한 백화점주 등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기 대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7일 “가계 빚이 지난해 말 기준 1344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최근 제2금융권 대출이 늘면서 가계부채의 양과 질이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관련 공약 발표를 암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경우 제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잡고 있다. 지난 7일 안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인재 10만명을 양성하겠다”면서 “미취업 청년과 실직자를 대상으로 1년가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제공약은 ‘민간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 확대’를 기본으로 한다. 안 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동 시간 단축과 노조 협상력 강화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스타트업 기업을 키우고 기존의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성향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복지’에 포커스를 맞춘 상태다. 지난 2일 여의도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10년 이상 꾸준히 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국민들에게는 ‘최저연금액’을 보장하겠다며 단계적 인상을 통해 최저연금액을 8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건강보험과 관련해서는 본인 부담률을 20%까지 낮추고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10%까지 확대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상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제민주화 2.0’이라는 경제 정책을 발표하며 재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는 “재벌은 개혁하되, 기업 경영을 위축시켜 일자리를 위한 투자와 성장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대기업의 국내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많은 대선주자들의 경제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무책임한 공약이 남발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주자들이 쏟아내는 장밋빛 공약들이 오히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어떤 시나리오로 가든 당장 소비심리가 개선되기는 무리”라고 우려했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 역시 “탄핵 정국은 끝났지만 재계와 가계가 소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 같지 않다”면서 “삼성을 위시한 대기업들의 채용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취업난이 심화돼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3.1%p)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2%,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은 17%,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9%, 이재명 성남시장은 8%,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 등은 각각 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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