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이념 없는 보수…사람사는 세상 외치지만 전체주의 지향하는 진보의 위선
   
▲ 여명 자유경제원 객원연구원
싸가지 없는 진보, 그런데 보수는?

보수주의의 철학적 기반이 약한 한국에서 박정희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힘은 크다. 박정희는 반공‧산업화‧우익 민족주의‧자유통일 세력을 보수의 이름으로 묶는 구심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히 그 반대 세력인 좌익‧민주화‧김일성 민족주의‧자주통일의 이른바 진보 세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제1순위 공격 대상이다. 

하지만 박정희가 집권 당시 추진한 정책들을 생각해보자. ‘수출’, 즉 ‘자유무역’ 만이 한국 경제가 살 길이라는 기치 하에 적극적으로 수출 기업을 육성했다. 농촌 근대화 사업이자 국민 의식 개조 운동이었던 새마을운동은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이끌었다. ‘실질’과 ‘능률’을 정책 기조로 삼아 대통령이 직접 각 부처의 과장급 실무자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무엇보다, 국가 개조에 성공하여 우리 국민들의 국민성을 부지런하고 자주적으로 바꿔놓았고 교육·과학·기술·국방·경제 등 거의 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진보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하면 수구꼴통으로 낙인찍힌다. 유명 영화배우 공유도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인물로 꼽았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아이러니하다.

이 아이러니함은 2000년대에도 이어진다. IMF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펼친 김대중 대통령, 불법 폭력시위를 강력하게 진압하는 등 공권력을 강화시킨 노무현 대통령은 무조건 ‘진보’ 이다. 그러나 자유무역을 추진하고 외교력으로 원전 수주를 따낸 이명박 대통령은 ‘보수’, 아니 수구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는 이념적 지향성이 아닌 인물 자체가 갖고 있는 상징으로 진보와 보수가 나뉜다. 진보와 보수에 대한 학문적 정립이 잡히기 전에 분단, 동족상잔의 비극, 5차례의 개헌, 체제불만 세력의 폭동, 한강의 기적 등 굴곡의 현대사를 거치며 숨가쁘게 달려왔기 때문이다. 

대체로 합의된 의미의 보수와 진보

먼저, 왜 ‘대체로’ 라는 표현을 쓰냐고 묻는다면 ‘보수’ 라는 것이 이념이라기보다는 성향에 가까운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주의란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발현된다. 어찌됐든 대체로 공유하고 있는 보수주의는 개인의 재산권 보장, 부국강병, 법치의 준수, 전통과 도덕에 대한 존중의 사상이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가족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각 개인들은 선대 세대가 가꿔온 가치와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후세대에게 물려준다. 

법이란 그래서 진화된 질서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보수는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한다. 또한 보수주의가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은 거시적이며 ‘역사는 반복이다.’ 라는 문장으로 대표되는 순환적 역사관이다. 이 사관은 인간은 설계한데로 쉽게 변하는 동물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발로한다.  

진보의 개념은 보수의 그것보다 추상적이다. 동시에 시대와 국가마다 다르게 정의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진보란 기존의 정치세력 혹은 가치나 법에 대해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이즘(ism)이다. 이 발제문에서의 진보는 마르크스 이후 등장한 좌익의 개념으로 정리하겠다. 

진보의 역사관은 다음과 같다. “역사는 자체적으로 발전을 거듭하여 스스로 더욱 밝은 미래를 향하여 나아간다.” 역사가 목적성을 띄고 있다는 전제이며 설계주의적 관점이다. 따라서 진보는 정의, 평등, 평화 등 형이상학적이나 실체가 모호한 용어들을 선점한다. 이중에서도 진보가 가장 초점을 맞추는 개념은 ‘평등’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에 기반 한 유대, 전통에 따른 특권 등을 거부한다. 따라서 개인은 전체 속에서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 정치적인 이유로 아직까지도 마르크스의 시체를 뜯어먹고 사는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이념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나라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사이비 진보와 무능한 보수

‘싸가지 없는 진보’ 라는 책 제목을 들어봤는가. 이른바 진보 학자 강준만의 저서이다. 맞는 말이다. 진보는 싸가지가 없다. 우리나라의 사이비 진보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위선이다. 그들은 인권을 얘기하면서 북한 인권의 참상을 외면한다. 평화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평화를 지키는 국가보안법,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무력화를 외친다. 

집회 현장마다 비정규직과 청년의 일자리를 부르짖으며 뒤로는 노동 기득권을 선점한다. 사람사는 세상 등 ‘민초’를 앞세우지만 실상은 전체주의와 다름 없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원전 반대를 주장하면서 북한의 핵실험에는 침묵한다. 여성이 억압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해지고 있는 온갖 정신적 성범죄는 방관한다. 위선이다. 

좌익의 위선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이른바 PC(Political Collectness)의 횡행이다. 대중이 느끼고 있는 좌익들의 위선에 대한 혐오감이 금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 시킨 힘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좌익이 특히나 위험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휴전중인 국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좌익은 변형 좌익이든 오리지널 좌익이든 세련된 이름의 진보로 불리든 북한과 같은 이념을 공유하고 있다. 주력하는 이슈가 환경이든, 여성이든, 인권이든 한국의 좌익 운동은 지리멸렬한 반체제 혁명 운동의 수단일 뿐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진보가 가장 좋아하는 용어가 있다. 민족이다. 민족의 개념은 전술했다시피 정통 좌익이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서 한국 좌익이 사이비 변형 좌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비 좌익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민족이란 것이 실은 한(韓)민족이 아닌 ‘김일성 민족’ 임을 뜻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민족의 구호로 우리(김일성)민족끼리를 주장하고, 평화의 이름으로 적화통일에 다름없는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고, 반전(反戰)의 이름으로 한국 안보의 핵심 축인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이 우리나라 좌익 운동가들의 공통된 속성이다.   

그런데 보수는?

보수의 진보 대비 비교우위는 도덕성, 자기비판, 그리고 원칙의 고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아무도 보수라는 세력을 그렇게 보지 않는다. 진보 세력을 생각해 보자. 한명숙 전 민주당 대표는 재임 시절 9억의 뇌물을 받은 죄목으로 형을 살고 있다. 한명숙이 교도소에 입소하는 날, 그녀의 지지자들은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다발을 들고 ‘꽃길 퍼포먼스’ 라는 것을 했다. 

지난 5월 구의역 사고의 원인을 유발한 서울 메트로 임직원들은 박원순 시장의 시민단체 동료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가 북한에 물어보고 북한인권법 관련 일처리를 했다는, 그야말로 여적(如敵) 행위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전말이 드러났어도 누구하나 나서서 비판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의 보수 세력이 진보 와 다른 것이 무언가? 한 해 예산으로만 몇 천억을 지원 받는 재향군인회 회장 자리를 두고 지켜보기도 민망한 싸움이 일어나는가 하면, 지난 4년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반(反)우익적 정책에 대해 피켓 한 번 든 시민단체가 없었다. 

물론, 최근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는 다르다. 이것은 보수 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대 언론권력, 기회주의, 좌익 용공 세력의 목숨을 건 싸움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을 던지는 것은 그저 재를 털어 내는 것이고 배가 휘청하니 쥐새끼가 먼저 탈출하는 것이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보수의 가치를 말해온 사람들이 없다.   

모든 것의 뿌리에는 보수 혹은 우익이라고 집단화 해 부를 수 있는 이 진영이 공유하고 있는 원칙이나 이념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우리나라 보수는 한 마디로 무능력하다.

   
▲ 좌익의 위선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이른바 PC(Political Collectness)의 횡행이다. 대중이 느끼고 있는 좌익들의 위선에 대한 혐오감이 금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 시킨 힘 중 하나이다./사진=미디어펜


좌익종북 뿌리뽑아 보수는 반공세력이, 진보는 자유세력이 차지해야

사이비 진보 세력의 대안은 자유주의 세력이다. 자유주의는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지지하고 민족을 인정하지 않는다. 개인의 재산권과 자유가 곧 신념이다. 자유주의가 극단으로 흐르면 역시 국가의 경계를 없애자는 주장으로 흐른다. 개인의 재산권 인정 부분 외에는 보수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많다. 

좌익 이념은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이념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이유로 아직까지도 마르크스의 시체를 뜯어먹고 사는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이념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나라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 좌익 진영이 주장하는 것은 모든 부분에서 보수와 자유주의를 아우르는 세력이 혐오하는 구호들이다. 

따라서 적과의 동침이라는 말처럼 한국의 보수·자유 세력은 힘을 모아 좌익 세력을 이 땅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진정한 양 날개로, 즉 보수주의의 집권 하에 자유주의 이념이 발전적 견제세력으로 존재함이 선진국 국가 경영에 있어서 합당하다. /여명 자유경제원 객원연구원

(이 글은 지난 6일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생각의 틀 깨기-청년 편’ 2차 세미나 『진짜 진보를 보여줄게 - 청년이 이야기하는 진보와 보수』에서 여명 자유경제원 객원연구원이 발표한 발제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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