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3]갈등을 상생으로 만드는 소통(18)-경상북도 고령군 가야문화를 기반으로 영호남 갈등 치유

한 뿌리 의식으로 갈등을 치유하다

경상북도 고령군에서는 오랜 세월 계속된 영호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가야문화 발굴과 홍보에 발 벗고 나섰다. 영호남이 가야문화라는 한 뿌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림으로써 이질감과 갈등을 치유하고 한마음으로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고령군은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구성 및 운영을 주도하였다.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에는 고령군을 포함하여 영호남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17개 시군이 함께 동참,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세계유산 등재 협약.

영호남 사실은 같은 뿌리

"영남과 호남 지역감정이 1,500년 전 삼국시대부터 계속된 갈등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요. 이러한 고정관념이 지역 발전을 막고 있습니다."

"현대에 들어서는 정치적 패권주의로 지역 간 감정의 골까지 심화되지 않았습니까?"

"특히 가야문화권에 위치한 시군은 영호남 경계에 위치해서 각종 지원체계에서 다소 소외되어 있습니다."

"계속되는 소외와 침체를 해결해야 합니다. 영호남 간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지역의 상생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읍시다!"

"갈등을 해결하고 하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영호남 공통의 문화인 가야문화를 통해 영호남 화합과 상생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의기투합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이하 협의회)였다. 협의회는 '가야문화'라는 하나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영호남 시군 간 상생 발전을 위해 2005년 구성되었는데, 여기에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를 비롯해서 대구광역시를 포함한 5개 광역도시 등 17개 시군이 참여했다.

협의회 운영을 주도적으로 이끈 것은 역사적으로 대가야의 주된 무대였던 경상북도 고령군이었다. 경상북도 고령군 기획감사실 김영신 계장은 협의회 운영의 취지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영남과 호남의 경계지역인 17개 시군은 본디 같은 뿌리에서 나왔죠. 지금의 행정구역이야 영남과 호남, 경상도와 전라도로 갈라져 있지만 사실 동일한 문화적 기반을 갖고 있어요. 바로 가야문화죠. 그래서 가야문화를 발굴하고 가야문화권이 개발되는 것은 영호남의 갈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되는 만큼 여러 시군에서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협회의 운영 이전에도 영호남의 내재된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시적이거나 근원적이지 못했고, 영호남의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특히 영호남의 경계지역인 17개 시군에서 갈등이 두드러졌다. 그것이 고령군에서 가야문화를 통해 영호남의 갈등을 해결하고 지역 상생의 길을 모색하게 된 이유이다.

공통의 역사, 공통의 문화, 공통의 뿌리를 이루는 가야문화가 영호남 사람들 마음의 거리를 좁혀 상생과 화합의 길을 여는 매개체가 되어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 국회전시회

공통의 문화로 화합과 상생을!

협의회는 먼저 현안 사업을 발굴, 추진하였다. 여러 현안사업 중에서도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가야문화권 관광 인프라와 역사 재조명을 위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었다. 이를 위해 협의회는 지역 국회의원과 '가야문화권 지역개발을 위한 포럼'을 열고, 2015년 4월에는 국회에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고령군의 김영신 계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 국회 발의된 상태입니다. 이 법이 제정되면 가야문화권 유물 및 유적을 발굴·보존하기 위한 정부 계획이 수립되고 예산이 배정되기 때문에 보다 활발하게 가야문화를 발굴하여 알리고 영호남을 하나의 문화 연대감으로 통합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서로 간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기 위해 '가야문화권 시군친선 체육대회'를 2013년부터 매년 순회 개최하고 있다. 친선체육대회에 참여한 한 시민은 꼬집어 말하기도 했다.

"영남과 호남이 모여 친선을 도모하는 체육대회를 해마다 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가 가야문화라는 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계속 지역감정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답답해요. 우리들이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을 알면 누가 더 싸우기나 하겠어요. 남한과 북한이 갈라져 있다고 다른 문화에 있으니 헤어지자고 누가 말해요? 통일돼야 한다고 하죠."

그밖에 협의회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현안사업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이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를 목표로 학술심포지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2015년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공동 협약식(경상북도, 경상남도, 고령군, 김해시, 함안군)을 갖기도 했다. 이렇게 노력하는 동안 2013년에 가야고분군이 문화재청에 '잠정목록'으로 등재되었으며 2015년에는 세계유산 '우선등재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화합을 위해서도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같은 문화적 공감대, 동질감이 있을 때 화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지죠. 그렇기 때문에 가야문화 발굴이 필요합니다. 가야문화가 널리 알려져야 영호남에 팽배해 있는 이질감, 갈등을 치유하고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한 화합의 바탕 위에서 상생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뤄갈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협의회는 앞으로 특별법 제정 및 세계유산 등재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 한편, 다양한 가야문화 발굴 사업을 펼쳐나감으로써 영호남 통합과 상생 발전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 가야문화권 친선 체육대회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