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1분기 마지막 영업일을 맞은 가운데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지난 분기 대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예탁금이 늘고 증권주 상승이 이어져 한동안 악화됐던 수익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소형사들은 대우조선해양 리스크 등으로 고심하는 모습도 보여 수익 양극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로 1분기 마지막 영업일을 맞는 국내 증권사들의 분기 실적 전망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한때 2200선을 넘볼 정도로 호조를 보여 증권주들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 올해 첫 분기 코스피가 6.5% 이상 상승하는 동안 증권주 또한 18% 강세를 나타냈다. 

   
▲ 한국투자증권(사진) 등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1분기 수익호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작년 12월 1일 6680원까지 하락했던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현재 9000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NH투자증권 역시 올 초 9800원 선에서 현재 1만2000원선으로 올랐으며 삼성증권 역시 3만원 선에서 3만3000원 선까지 주가가 상승해 시총 3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국금융지주, 대신증권 등도 나란히 상승하며 증권주 랠리에 힘을 보탰다.

증권사들이 보유한 고객예탁금도 몰리는 추세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고객예탁금은 21조원을 돌파했다. 단, 지난 29일까지 코스피 누적 거래대금은 일평균 4조3959억원으로 작년 평균인 4조2621억원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오히려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증시 상승이 주로 외국인 투자에 기인한 것이었던 만큼 거래대금 측면에서는 다소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을 낙관할 이유는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바람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금리상승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생각됐지만 우려보다는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며 “채권 분야에서 운영 손실이 적고 증권 발행이 많은 편이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수수료 수익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단, ELS 조기상환 등은 대형 증권사 중심의 호재인 만큼 중소형사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호전 폭이 작을 수도 있다. 일부 회사는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많이 들고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현재 대우조선 회사채를 약 400억원 가량 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300억원이나 유안타증권의 241억원, KB증권 211억원보다도 많다.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6962억원과 비교해도 5.7%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작년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3억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실적 호전이 예상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수익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전체 업계가 수익호전의 과실을 누리기까지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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