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국내 금융계 일대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역시 비대면 계좌 늘리기, 거래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변수가 금융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돌풍이 거세다. 개업한지 불과 이틀 밖에 지나지 않은 지난 4일 일찌감치 수신계좌만 6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금융계 혁신에 소비자들이 얼마나 목말라 있었는지를 확인시켜줬다”고 평가했다.

   
▲ 사진=금융투자협회


케이뱅크는 편리한 계좌 개설 절차와 기발한 이자·수수료 혜택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제2호 인터넷은행이 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카카오뱅크의 시장진입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업계는 상당히 긴장된 표정으로 일련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안 그래도 시중은행들에게 인지도 면에서 밀리는 구석이 많은 증권업계로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또 다른 은행’의 출현이 반갑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증권업계는 함께 영업 혁신에 나서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모양새다. 금융소비자로서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인 셈이다. 이미 작년부터 증권업계는 ‘비대면 계좌 늘리기’에 나서며 금융혁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작년부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비대면 계좌는 거래 수수료(유관기관 비용 제외) 면제를 기본으로 하면서 계좌에 예수금까지 넣어주는 서비스도 동반한 상태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불과 몇 분 만에 증권계좌를 만들 수도 있다. 거래를 편리하게 하면서도 혜택은 파격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비대면 계좌의 가장 큰 매력이다.

최근 비대면 계좌로 증권거래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코스피지수 상승 뉴스가 많이 나오면서 주식거래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처음 재테크를 시작하는 상황에선 증권사 한 번 가기가 정말 어렵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거래를 권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식거래에 대한 진입장벽을 상당히 낮춰줬다”고 호평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의 준비물로 스마트폰과 공인인증서, 신분증 정도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뱅킹은 이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확산돼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몇 백원에서 몇 천원 사이의 소액만 입금하면 최종 계좌 개설이 마무리 된다. 

신분증 촬영 절차 등을 거쳐 간편하게 만들어진 계좌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물론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프라인 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한화투자증권은 비대면 신규 고객에게 최대 5만원의 축하금을 제공해 업계 화제가 되고 있다. 계좌 개설 시 1만원, 모바일 앱으로 주식 거래를 하면 추가로 2만원을 제공한다. 또 100만원 이상 자산을 유지해도 추가로 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수수료 면제 혜택도 5년에 이른다. 

삼성증권의 경우 최초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최대 3만원을 계좌로 지급한다. 이벤트를 신청하고 계좌를 만들기만 해도 1만원을 준다. 온라인 금융상품을 매수하거나 국내외 주식을 거래하면 바로 2만원이 지급된다. 비대면 신규·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는 3년간 면제된다.

KTB투자증권은 무려 10년의 수수료 면제 기간을 내걸었다. 단, 이벤트 기간은 이달 16일까지로 다소 짧다. 선물옵션 매매 수수료도 6개월 면제되며, 신용·대출 역시 최초 90일 동안 연 3.99% 이자율에 제공하는 혜택이 따라온다. 미래에셋대우도 2025년 말까지 국내 주식 수수료를 면제하며, 한국투자증권은 수수료 면제 혜택 5년, 메리츠종금증권은 3년의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이벤트를 진행 중인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증권업계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이 각자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 이미 돌입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