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재영 기자]모든 작품에는 주인공이 있고, 그들을 주연이라 칭한다. 영화는 대부분 주연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그들만으로 모든 스토리가 완벽하게 완성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완성에는 조연의 역할도 중요하다. 영화 '특별시민'은 주연만큼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 빛난다.

이 작품은 변종구(최민식)가 최초의 서울 3선 시장에 도전하며 벌어지는 얘기를 다룬 영화다. 스토리는 변종구와 그의 파트너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곽도원), 젊은 광고 전문가 박경(심은경)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이들 못지않게 조연들 활약도 크다.

그 중에서도 양진주, 임미선, 정제이 세 조연들은 배우의 활약으로 더 돋보였다. 양진주(라미란)는 극 중 변종구와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는 인물이다. 양진주의 옆에는 임미선(류혜영)이 선거전문가로서 활약한다. 그들 사이에는 특종을 잡아내 선거판을 주무르는 정치부 기자 정제이(문소리)가 있다.

양진주를 연기한 배우 라미란은 친근한 매력을 보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랑받았던 배우다. 그는 '특별시민'에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 다른 성격의 여성 정치인을 연기하며 변신을 시도했고, 시장후보이자 한 아이의 엄마 양진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치열한 선거전을 소재로 다룬 작품인 만큼 극 중 변종구와 라이벌이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양진주 편에서 선거 전문가로 활약하는 임미선은 류혜영이 연기했다. 임미선은 '특별시민'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가장 신중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세우는 인물이다. 또 그는 선거의 본질을 흐리지 않는 신념을 유지한 채 양진주 후보의 승리를 이끌려 한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실제 우리사회 문제점을 되짚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놓쳐서는 안 될 캐릭터다.

정치부 기자 정제이는 정치인 못지않은 권력욕을 탐내는 인물로 배우 문소리가 열연을 펼쳤다. 오랜 경력과 빠른 눈치로 특종을 노리고 기삿감을 잡아내 선거판의 흐름을 뒤흔드는 역할을 한다. 문소리는 본인이 가진 카리스마를 극 중 인물에 그대로 녹여 베테랑 기자 정제이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변종구와 맞서는 강력한 후보 양진주를 연기한 라미란과 옆에서 자신의 신념을 이끌어가는 임미선을 소화한 류혜영, 정치인 못지않은 욕망을 드러내 하이에나 같은 면모를 보인 정제이를 보여준 문소리까지 세 배우는 각각 맡은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을 볼 때 중심인물 변종구, 심혁수, 박경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인 양진주, 임미선, 정제이에도 집중한다면 이 영화에 제대로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특별시민' 속 특별한 세 배우들의 연기는 오는 26일부터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