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호무역·강제리콜, 삼중고
강성노조 기승 우려, 기업 경영 어려워지나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리콜 문제 등에 이어 새 정부의 노동 정책 등으로 녹록치 않은 시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도 비슷한 처지라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약속해온 공약으로 인해 대대적인 재벌개혁 및 친노동조합 정책 기조가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강성노조의 권력행사가 막대한 완성차 업체에서는 예외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이 각종 이슈들과 새 정부 정책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 나오며 업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에서 제4차 임금·단체협상을 실시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0일 상견례 이후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주간연속2교대제 8+8시간 완성 △조합원 총고용 보장 △사회공헌기금 확대 및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통상임금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사측은 실적 부진 및 경영환경 불투명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임단협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노조발언권이 확대돼 협상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실제로 노조는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0일 소식지를 통해 “재벌들을 위한 정책이었던 기간근로제·파견근로제·타임오프·성과연봉제 같은 악법들은 폐기돼야 한다”며 “재벌에 치우쳤던 악법들을 바로잡고 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공약은 공약이라는 식으로 노동자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노동시간 단축 및 하청근로자에 원청기업 책임 강화, 비정규직 차별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노동공약을 제시했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공식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었다.

아직 표면화된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 등 재벌기업에 대한 문재인 행정부의 규제 강화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계열공익법인·자사주·우회출자 제한 및 다중대표소송제·집중투표·전자투표·서면투표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공약을 내걸은 상태다. 즉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같은 등 대주주 일가에 대한 지배력 강화 수단을 차단하는 반면 소액주주 권리는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 현대차그룹은 현재 해외시장에선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삼중고 속에서 새 정부의 정책까지 챙겨야하는 입장이다./ 사진=미디어펜


또 문재인 행정부는 공약대로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엄정 처벌 및 사면권 제한 등 재벌에 대한 처벌기준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노동자를 위한 방침이 권력을 쥐고 있는 강성노조의 악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평한 분배가 아니라 기득권의 재주머니 챙기기로 변질되어선 안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강성노조들 때문에 임금단체 협상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의 경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노력은 좋겠지만 과도한 권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더라도 현대·기아차는 현재 자사 차량 24만대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강제리콜을 실시해야 한다. 

이번에 리콜처분 된 5개 결함은 △아반떼(MD), i30(GD) 차량의 진공파이프 손상, 모하비(HM) 차량의 허브너트 풀림 △제네시스(BH), 에쿠스(VI) 차량의 캐니스터 통기저항 과다 △쏘나타(LF), 쏘나타 하이브리드(LF HEV), 제네시스(DH) 차량의 주차브레이크 작동등 미점등 △쏘렌토(XM), 투싼(LM), 싼타페(CM), 스포티지(SL), 카니발(VQ) 차량의 R엔진 연료호스 손상 등이며, 시정대상 차량은 12개 차종 24만대로 추정된다. 

또 해외시장에선 중국의 사드보복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삼중고 속에서 새 정부의 정책까지 챙겨야하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은 실체화되지 않은 데다 실현 가능성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굳이 대응전략을 세울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노조문제나 리콜문제는 생산 및 제품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체계적 전략 수립 및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보호무역주의 및 중국발 사드폭풍 지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실적 하락폭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는 해당 사안들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