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가까운 가격 폭등도 원인으로 지적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최근 지구촌을 강타한 랜섬웨어 공격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거래기록을 추적하기 어려워 해커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지적이다.

1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포된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는 파일을 암호화하고 이를 푸는 대가로 300달러(약34만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요구하고, 3일 내 지불하지 않으면 600달러(약68만원)으로 요구액을 높인다.

해커는 알파벳·숫자로 구성된 비트코인 계좌를 안내, 1주일 내에 비트코인을 보내지 않으면 삭제하겠다고 어깃장을 놓는다.

지난 2009년 개발된 비트코인은 계좌를 만들 때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에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어 익명성이 보장된다. 이에 따라 랜섬웨어를 이용하는 해커들이 금전을 거래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기술의 핵심은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이다. 애초 비트코인 이중지불·위변조를 막기 위해 도입된 이 기술은 거래 기록을 중앙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거래 참여자가 함께 관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특성에 비춰보면 은행 등 거래 중계 기관을 조사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금전 거래를 추적하기 어렵다. 해커가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환전하는 과정을 추적해 잡는 경우도 있지만, 비트코인 거래 자체만으로는 검거하기 어렵다.

   
▲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거래기록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특성과 가격 폭등이 최근 지구촌을 강타한 랜섬웨어 공격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폭등이 해커들의 범죄 동기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비트코인의 가격은 지난 1일 1800달러(약200만원)를 넘어섰다. 이는 연초대비 100% 가까이 급증한 가격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ETF 상품 승인 거부 재검토·인도와 중국 등에서의 수요 증가 등이 가격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에 대해 "비트코인 가격 급등이 범죄자의 배를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랜섬웨어를 앞세운 사이버공격이 1년 전보다 4배가량 증가해 일 평균 4000건에 달했다"면서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의 빠른 증가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에 해커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수만달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나 개인이 비트코인 거래가 낯설다 보니 복구업체를 통해 해커에게 송금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송금하더라도 파일 복구를 장담하기 어렵고, 해커들의 범죄 동기를 더 자극할 수 있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