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활황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차익실현을 요구하는 펀드 가입자들의 연이은 환매로 자산운용사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앞 다퉈 펀드 환매에 나서고 있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오랜 박스권 장세를 탈출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2300선을 넘보는 등 증시가 호황 조짐을 보이는 것과 연관된 흐름으로 추정된다.

   
▲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가 활황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차익실현을 요구하는 펀드 가입자들의 연이은 환매로 자산운용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2월 결산 자산운용사들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순이익 추이를 보면 이와 같은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익은 10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줄어들었다. 운용사별 평균 순이익을 봐도 8억 7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올해 들어 증시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운용사들은 수탁고 이탈과 수수료 수익 감소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소형 운용사들 중심으로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선두권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분기에 1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여 전년 동기 대비 43.03%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 외에도 지분법 이익, 금융상품 처분이익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분사한 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자산운용까지 합친 순이익이 126억원으로 13.1% 감소했다. 법인별로는 삼성운용이 104억원, 액티브운용 14억원, 헤지운용이 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KB자산운용 또한 120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4.05% 감소했다. 한국투신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순이익 또한 각각 59억원과 32억원을 기록해 14.60%, 19.70% 줄었다. JP모건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은 아예 적자를 냈다.

전체 펀드시장을 놓고 보면 1분기 10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러나 주식형 펀드 잔고에선 오히려 약 3조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해 차익실현을 한 뒤 보수율이 낮은 상장지수펀드(ETF)나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 펀드, 혼합형 펀드 등으로 ‘환승’ 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호황과 자산운용사 실적이 반비례하는 풍경은 드물지 않다”고 정리하면서 “호황에 따른 실질적인 수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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