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부회장 실무 주도…LG 변화‧혁신 스피드↑
전자‧디스플레이‧U+‧화학 부회장 CEO와 시너지 주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LG그룹의 ‘부회장 파워’가 주목받고 있다. 구본준 LG 부회장을 선두로 핵심 계열사의 부회장 최고경영자(CEO)들이 ‘1등 LG’ 전략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LG그룹 전반의 실무를 관장하며 경영 일선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이달 열리는 LG그룹 전략보고회를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전략 보고회는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개최된다. 6월은 각 계열사의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고, 11월에는 성과를 점검한다.

   
▲ 구본준 LG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왼쪽), 하현회 LG 사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LG 제공

구 부회장은 LG그룹의 살림과 미래경쟁력 확보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앞서 구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임원세미나’와 인재확보를 위해 4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LG테크노 콘퍼런스’, 1월 ‘글로벌 CEO 전략회의’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 했다. 

구 부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고, 미래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최근 구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며 “사업 방식과 경쟁의 양상을 구조적으로 바꾸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확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경쟁 우위 기반이 뿌리 채 흔들릴 수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고 경각심을 불어 넣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사장단·임원 인사 등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고, 구 부회장이 실무를 전면에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맞다”며 “이는 지난해 말 인사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임원 인사에서 LG그룹은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구 회장이 ㈜LG의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요 사업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주요 경영사안을 챙기고, 구 부회장은 주력사업의 경쟁력 및 수익성을 제고와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핀다는 것이다.

당시 LG는 “구 부회장의 역할 확대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장기화, 대외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사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변화와 혁신 추진을 지원하고 가속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구 부회장과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는 부회장 CEO들의 시너지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지휘하는 계열사들은 차별화 기술과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각사 제공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LG전자의 방향타를 잡은 조 부회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LG전자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시그니처’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가전 사업은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LG전자의 질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침체를 거듭하던 스마트폰 사업도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찾는 모습이다.

한 부회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워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1조269억원의 사상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종이처럼 얇은 월페이퍼, 디스플레이에서 소리가 나는 CSO 등 미래형 OLED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또 6세대 플라스틱OLED(POLED) 양산을 준비하며 중소형 시장에서도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권 부회장의 지휘 아래 스마트홈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동통신 사업에서 3위 이미지가 강한 LG유플러스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IoT 서비스를 출시하는 가운데 건설, 도시가스, 금고, 생활가전 전문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협대역사물인터넷(NB-IoT)을 활용한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하며 IoT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1분기 사상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 기간 LG화학은 매출 6조4867억원, 영업이익 7969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이 분기 영업이익 6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박 부회장은 미래 준비에 더 매진하자며 조직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4월 임직원 모임에서 “실적이 조금 나아졌다고 자만하거나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질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