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문재인 정부가 추경 11조원을 동원해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자 전문가 사이에서의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창출이 전체적인 고용시장의 활기를 되살릴 것이라는 낙관이 있는 반면 경제성장이 담보되지 않는 정책은 무의미하다는 현실론도 존재한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이었던 ‘일자리 창출’ 정책이 추가경정예산 11조 2000억원과 함께 추진된다.

   
▲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사진)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자리 정책의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총 11조 2000억원 규모로 편성한 추경예산안은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친 뒤 오는 7일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추경 예산은 직접일자리 8만 6000개, 간접일자리 2만 4000개 등 11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사용된다. 직접일자리 8만 6000개 중 7만 1000개는 공공일자리다. 

공공일자리의 세무 내용을 보면 공무원 1만 2000명, 보육·보건·요양·사회복지 등 사회서비스일자리 2만 4000명, 노인일자리 3만명, 기타 5000명 등으로 구성됐다. 

공무원은 경찰관(1500명), 부사관·군무원(1500명), 사회복지공무원(1500명), 소방관(1500명), 교사(3000명), 가축방역관·재난안전 등 현장인력(1500명) 등을 충원한다. 내달 채용공고가 나가면 시험은 오는 9월~10월쯤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서비스일자리에서는 보육교사와 대체교사 5000명, 치매관리 5000명, 아동안전지킴이 3000명 등으로 확충되며, 노인일자리는 단가도 현행 22만원에서 27만원으로 5만원 올라간다.

민간일자리 1만 5000개는 중소기업이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3번째 근로자의 임금을 연 2000만원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출한다.

이날 정책 윤곽을 발표한 박춘섭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추경안을 편성했다”면서 “국가채무비율이 높아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채 발행 없이 재원을 조달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실장은 “국채 상환도 하지 않고 모두 일자리 창출에 사용한다”고 덧붙여 정책의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청년실업 문제가 워낙 심각한 만큼 이번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시장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추경안은 일자리창출과 양극화 해소에 초점을 둔 만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스타트업 창업 지원과 중소기업의 청년 취업 활성화, 재기지원 펀드 등에도 상당규모의 자금이 공급되는 만큼 중소기업에게 다소 도움이 될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 활성화 및 양극화 해소로 소비 여력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률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공무원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금융계 한 고위관계자는 “공무원 일자리는 증가시키기는 쉽지만 늘어난 이후부터는 곧장 ‘고정비용’이 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경제성장률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 비중만 늘리는 것은 국가 예산 건전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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