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빠진 디젤, 정책몰매…소비자 반응 급냉
친환경성 강조, 시장분위기+정책…트랜드 변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중심이던 독일차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가솔린 중심의 일본차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때 클린디젤이라는 이미지와 높은 효율성으로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던 독일 디젤차들이 2015년 말 세계적인 이슈가 된 폭스바겐그룹의 디젤게이트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젤중심이던 독일차 브랜드와 하이브리드, 가솔린 중심의 일본차 브랜드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희비가 엇길리는 모습이다./ 사진=폭스바겐 제공

반면 가솔린엔진의 하이브리드로 시장을 공략하던 일본차의 경우 최근 높은 상승곡선을 보이며 시장에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MW·메르세데스 벤츠·포르쉐 등 독일차 브랜드들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올해 누적 등록대수(1월~5월 기준)는 5만5656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8.1% 감소한 59.0%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독일차의 점유율 하락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일부차종 판매정지가 크게 작용했다. 큰 볼륨을 차지하고 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시장에서 반강제 퇴출되며 판매급감으로 이어졌고 이는 독일브랜드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월~5월만 해도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1.39%, 10.98%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각각 0%, 0.97%에 그쳤다.

이런 양상은 독일차들에서도 볼 수 있다. 당초 업계에 친환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일본은 전기에너지를 활용한 하이브리드를 지향하고 차량개발에 투자했고 독일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인 디젤연료를 위주로 발전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디젤의 저렴한 가격이 국내시장에 이점으로 작용하며 높은 연비와 힘은 고객들을 매료시켰고 이는 독일차량들의 선전에 크게 일조했다.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 셀링 모델이 BMW의 520d라는 것만 봐도 디젤차의 인기를 알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이후 소비자들의 눈 밖에 나면서 시장이 가솔린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는 저유가 기저 역시 한 몫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환경규제가 심해지며 친환경차량을 찾는 고객들의 증가가 주요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여전히 국내 수입차 디젤모델 등록대수는 올해 1월~5월 기준 4만8272대로 연료별 등록대수 기준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대비 22.1%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가솔린모델 등록대수는(1월~5월 기준) 3만7874대로 43.3%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이같은 현상은 일본차 브랜드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일본차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호재이기 때문이다. 

   
▲ 렉서스 LC500h/사진=토요타 제공

독일차의 강세로 한동안 업계에서 기를 못 피고 있던 일본차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하이브리드 차량 위주의 판매고를 자랑하는 일본차들에게 정부의 친환경정책 등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실제로 일본차 주력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1월~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70.8% 급증한 8212대가 판매됐다.

한국토요타·한국닛산·혼다코리아 등 일본차 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월~5월 13.4%에서 올해 17.2%로 증가했다.

특히 토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차량 ES300h는 지난 5월 기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오르기도 했다. ES300h는 올해 누적 등록대수 기준으로도 메르세데스 벤츠 220d에 이어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뿜기도 했다.

이처럼 디젤차로 대표되는 독일차 브랜드들이 부진하고 일본차 브랜드들이 약진하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이라는 큰 목표 아래 디젤차는 규제하고, 친환경차 보급은 늘리는 정책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자동차·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차원의 판매보조금 및 연구·개발(R&D) 지원비 등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 3대 차종에 대해서는 토요타가 세계 정상급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독일차들이 강세를 보이는 디젤차종의 경우 연료인 경유가격이 인상되는 등 규제정책이 실시된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 운행을 전면중단하는 방안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시장의 영향에 대비해 독일 브랜드들은 새로운 트랜드를 위해 고객 체험 행사와 같은 다양한 시도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고 신차역시 꾸준히 발표한다. 

   
▲ 지난해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하고 새롭게 출시된 뉴BMW 520d/ 사진=미디어펜


가만히 있어도 잘 판매됐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신차를 통한 틈새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또 기존 디젤중심의 차량에 가솔린 라인업들을 추가시키고 있고 고성능차량 등을 통해 수익성 개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브랜드는 기존에 형성된 상승세와 함께 신차 투입을 통한 신차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는 기존 차량들 기저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점진적인 사장 확대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일본브랜드의 놀라운 성장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며 “이런 시장에 추세에 발맞춰 독일브랜드 역시 가솔린모델 물량을 늘리고 하이브리드모델 확보 등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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