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경신중인 코스피 시장에 활력 가져다 줄 전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존 대형주 중심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표적인 ‘큰 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주식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이번 달 들어 ‘10% 지분 보유’ 신고를 한 기업만 11곳이라 대단히 빠른 속도로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 사진=연합뉴스


이번 달을 기점으로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주요주주가 된 기업은 메리츠종금증권, AJ렌터카, 금호타이어, 현대일렉트릭, 대한유화, GKL, 키움증권, 한익스프레스, 금호석유화학, 대한항공, 아세아 등이다. 보통 코스피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해온 패턴에서 벗어나 중소형주 비중이 올라간 점이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이미 최근 국내 증시 랠리로 많은 이익을 본 상태다. 지난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국민연금이 도합 278개 종목의 주식을 매수해 거둔 평가차익은 무려 12조 5857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특히 삼성전자의 지분 9.72%를 보유하고 있어 ‘사상 최고가’ 신기록 행진의 수혜를 크게 입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지난달 결정한 ‘중기 자산배분’ 계획을 통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을 시사했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와 국내투자 비중은 각각 27%, 73%인데 이 비중은 2022년 말까지 각각 약 40%, 60% 선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전체로 보면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국내투자가 줄어드는 셈이지만 감소분은 대다수 국내 채권투자이며 국내 ‘주식’ 비중은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이 계획에 따라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3월말까지 국민연금 기금에 순유입된 자금 7조 5000억원 중에서 국내와 해외 주식에 4조원을 순증 투자했다.

계획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18.7%로 늘어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22조 6000억원으로 수준이다. 투자비중은 2022년 말에는 약 20% 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큰 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는 연이어 신기록 경신을 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연기금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며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기금의 추가 매수 여력은 국내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운용함에 있어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미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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