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한층 강화로 경영리스크 해소 기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748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나서면서 업계 7번째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대형 투자은행(IB)’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최희문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 리더십의 성과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이 약 7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성공해 대형IB 진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최 사장의 적극적 경영 스타일이 메리츠종금의 경영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업계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메리츠종금증권이 748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에 나서면서 업계 7번째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겨 '대형 IB'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사진=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종금은 현재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종합금융업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상태지만 2020년 만료될 예정이라 그간 경영 불확실성이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2010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을 이끌고 있는 최 사장은 2015년부터 공격적인 자본확충 행보를 보여 왔다. 

2015년 6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합병을 시작으로 두 달 뒤인 8월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17년 4월에는 그룹 계열사인 메리츠캐피탈을 주식교환 방식으로 100% 자회사 편입했다. 

이와 같은 경영전략은 정부가 '초대형 IB 육성'에 힘을 쏟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초대형 IB 육성안을 발표하며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종금 라이센스 없이도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결국 메리츠의 이번 자본확충은 초대형 IB로 가는 길을 열어젖힘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제기된 경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번 RCPS 발행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투자업계에서 7번째로 자기자본 3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0년까지는 종금 라이센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메리츠종금의 대형 IB 진입도 그 무렵이 될 것으로 봤다”면서 “최 사장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사진=메리츠종금증권
중학생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엠허스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스탠포드대학에서 MBA 과정을 이수한 최 사장은 여의도에서 대표적인 ‘아메리칸 스타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로 손꼽힌다. 

뱅커스트러스트 부사장과 CSFB 부사장, 골드만삭스 상무 등을 지내며 미국 IB의 기법을 체득한 최 사장은 2002년 삼성증권으로 이직해 캐피탈마켓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09년 메리츠증권으로 이직해 2010년 4월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의 대표이사로서 미국식의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영업직 사원 대다수가 계약직이라는 점, 지나치리만치 성과주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노동계와는 불편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상위권의 영업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또한 최 사장의 경영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기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 순이익 1위, 자기자본 8위'의 기록을 유지했다.

이번 자본확충 이후 메리츠종금증권의 미래에 대해서는 우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의 IB 부문에서 대형 증권사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자본확충은 기존 경쟁력을 더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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