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수 2400선 턱밑에서 ‘사상 최고치’ 신기록 돌파를 모색 중인 코스피의 하반기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돼 지수 견인이 기대된다. 반면 신규상장(IPO) 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증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2400선을 돌파하면서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 지수가 이번 주 들어서는 ‘숨 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39포인트(0.31%) 하락한 2387.09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와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증시 안팎에선 ‘코스피 2400 돌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증권사 중에선 올해 하반기 중 코스피가 26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곳도 있다.

이 가운데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3조 11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무려 61.1%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별 실적이다.

에프앤가이드 측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호황에 따라 DS부문(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 기록적인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IM부문(IT·모바일사업부) 호실적이 겹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또한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이 17조 300억원에 달해 인텔의 16조 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최근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호실적은 코스피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대장주’가 아니라 코스피 전체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슈퍼종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코스피 신기록에 얼마든지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

물론 하반기 코스피 성장을 가로막는 위협 요인도 있다. 증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IPO의 경우 하반기 침체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만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넷마블, 아이엔지생명 등 대형 IPO가 성사되면서 코스피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의 경우 마땅한 ‘대어’가 존재하지 않아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박근혜 정부 때 상장이 추진됐던 발전(發電) 공기업들의 경우 정권 교체 이후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인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등은 각각 공모규모만 1조원을 넘기는 대형 종목들이었지만 정권 분위기가 일변하면서 순식간에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세운 계획대로였다면 늦어도 다음 달엔 상장이 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상장예비심사청구서조차 못낸 상태”라고 말했다. 

공모규모만 5조원이 넘는 또 다른 대형종목 호텔롯데 또한 올해 안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 데다 사드 여파로 롯데그룹 계열사의 실적이 둔화된 점도 위협 요소다.

기존 대형주인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신규 대형주들의 IPO 충원으로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현재로서는 후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하반기에 걸쳐 코스피가 계속 성장하긴 하겠지만 삼성전자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는 상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