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이익 쫓는 가격 할인, 장기적 관점 마이너스
'고객≠소비자' 아닌, '고객=공생관계' 인정해야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부진에 시달리면서 파격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적 만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가격할인에 열을 올려 경쟁과열로 번지면서 이미지와 실적 개선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지엠이 36.6% 감소한 것을 비롯,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모두 10%대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이달 파격 할인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유일하게 8.1%의 판매 증가를 기록한 쌍용자동차도 여세를 몰아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조건을 내걸었다.

완성차 5사는 이달 자사 차량 구매자에게 최대 380만원의 현금할인 혹은 저리할부, 가전제품 경품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절대 도움이 되진 않지만 당장 판매 신장을 위해 프로모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프로모션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정책의 신뢰 상실과 브랜드 가치 하락 등으로 브랜드이미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고객 소통프로그램과 같은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평가다. 

현재 업체들이 진행하고 있는 고객소통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자사 차량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경쟁 차종과 직접적인 비교시승을 통해 자사의 차량 우수성을 알리기에 급급한 모습이어 오히려 반감이 사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을 국내 1호 자동차 명장인 박병일 명장은 국내 완성차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목한 바 있다. 이는 판매를 위한 소비자로 고객을 인식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역시 회사를 지탱해 주는 공생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그들을 위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명장은 “국내 완성차의 차량들이 역사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는 수입차 브랜드를 뛰어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의 고객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