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등 북한의 ‘중대발표’와 끊임없는 도발에도 코스피 지수는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도발 시점마다 방산주들이 상승하고 남북경협주가 하락하는 정도의 작은 변화가 있을 뿐이다.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가능하지만 그만큼 일반 개미 투자자들과 코스피 지수의 괴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에도 코스피 지수는 그리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4일의 경우 북한은 오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중대발표’를 예고해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야기했다. 같은날 외국인은 192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 결과적으로 코스피는 전날 대비 0.58% 하락했다. 

   
▲ 사진=연합뉴스


같은날 낙폭은 근래 들어 가장 큰 수준이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대발표’까지 예고한 것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하락폭이었던 데다 다음날인 5일 곧바로 반등했다. 특히 방산주들이 줄줄이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심지어 북한 도발 직후 지수가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5월 14일과 21일 미사일 발사 이후 처음으로 열린 장에서 코스피는 각각 0.20%, 0.68% 상승했다. 미사일 발사 시점이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잠시 동안의 ‘패닉’도 일어나지 않은 셈이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불확실성 해소’를 증시 상승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코스피의 안정성은 이미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북한 도발 시에도 시장은 하루 정도 영향을 받았을 뿐”이라며 “시장 참여자들도 내성이 생겼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보다 북한 미사일 성능이 개선될 징후가 보이면 외국인투자가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이슈까지 존재하는 터라 외국인 투심의 불확실성은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북한 도발에 대한 코스피의 안정성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괴리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거래대금은 2조 36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개인 거래의 비중 또한 62.2%에 불과해 작년 상반기 67.2%보다 감소했다. 이와 같은 패턴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코스피가 연이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랠리를 했음을 감안했을 때 개미 투자자들의 ‘시장소외’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장세가 개미들의 관심이 큰 코스닥이 아니라 삼성전자 등 코스피의 대형주가 주도했다는 게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그리 큰 수익을 보지도 못했고, 북한 도발 등 부정적인 이슈에도 그다지 동요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대중들의 심리와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증시의 특성이 최근 들어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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