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설립 이후 첫 한국인이자 여성 CEO...비정규직 문제와 매각 이슈 등 터져
   
▲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사진=한국맥도날드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햄버거병' 논란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한국맥도날드 설립 이후 첫 한국인이자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주목을 받았다. 조 대표 선임 전후로 한국맥도날드는 '햄버거병' 뿐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와 매각 이슈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에서 한국인인 조 대표를 CEO로 앉힌 배경 역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덜 익은 고기 패티가 포함된 햄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 즉 '햄버거병'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가족이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 등으로 한국맥도날드를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황다연 변호사는 이날 오전 검찰청사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건강했던 A(4)양이 덜 익힌 패티가 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HUS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A양은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부터 복통을 느꼈다.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 상태가 심각해지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 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2달 뒤 퇴원했으나, 신장기능의 90%가 손상됐고 건강보험공단에서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양은 하루 8~10시간씩 복막 투석을 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HUS는 주로 고기를 갈아서 덜 익혀 조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며 "미국에서 1982년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고, 햄버거 속 덜 익힌 패티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양이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고 HUS 진단을 받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당일 300여 개의 같은 제품이 판매됐지만 어떤 질병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국맥도날드 측의 이 같은 입장에 네티즌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는 상태다. 또 만약 한국맥도날드가 패소하게 된다면 엄청난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조주연 대표 선임 전후로 여러 악재들로 시달려 왔다. 먼저 아르바이트 노동자 단체인 알바노조가 첫 타깃으로 잡은 기업 역시 한국맥도날드였다. 그 만큼 한국맥도날드의 아르바이트 비중은 상당하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 측은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확대하며 인력 비중을 오히려 줄이고 있는 상태다.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작업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국 본사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인 조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배경 역시 철수를 염두에 둔 조치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높은 매각가와 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매각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가 CEO를 맡은 이후 한국맥도날드의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한국맥도날드 경영에 거의 손을 떼면서 위기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조 대표가 이번 햄버거병 논란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경영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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