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자산운용 중심으로 재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이 나온 지 10년이 됐지만 이뤄진 것이 없다"며 "펀드시장이 활성화되고 참여자가 늘며 '백가쟁명' 시대로 들어온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세울 때"라고 주장했다.

   
▲ 사진=금융투자협회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은 참여정부 시절 추진하다가 답보 상태에 놓인바 있다. 황 회장은 "외국의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은행을 우리 자본시장의 동반자로 생각해 '웰컴' 정책을 펴고 장애 요소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황 회장은 “런던과 같은 종합 금융허브, 자산운용 위주의 싱가포르형 금융허브,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룩셈부르크형 금융허브 가운데 우리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주가 상승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황 회장은 "기업 이익 개선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는데 특히 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탄핵 정국 이후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 "새 정부에 대한 시장 참여자와 투자자의 기대가 큰 만큼 '퀀텀 점프'(대약진)의 원년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우리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서는 등 자본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의 직접 자금조달이나 투자자의 수익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 회장은 최근 기업 이익의 증가세가 삼성전자에 쏠려있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작년과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뺀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은 각각 15조 2000억원과 19조 5000억원으로 4조원 가량 늘었다"며 "코스닥도 실적 개선 체감도가 높지 않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자본시장의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정책 지원이나 국민 성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그 배경에 "업계가 고객보다 회사 이익을 앞세운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한 뒤 "단기 이익보다 고객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장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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