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산업 아닌 글로벌 기준 접근해야...검찰 수사와 함께 정책적 지원 있어야
   
▲ 지난 11일 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롯데면세점은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2015년 10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천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에서 한 말이다. 신 회장은 롯데면세점을 세계 1위 면세점이자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로 만들어 외화획득을 통해 국익을 도모하고자 했다.  

하지만 1개월 뒤 진행된 서울 시내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는 두산에게 넘어갔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은 세계 1위 면세점 비전은 더욱 멀어졌다. 2015년 기준 글로벌 면세점 순위는 스위스의 듀프리와 미국의 DFS그룹, 3위가 롯데면세점이었다. 특히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4조6400으로 2위인 DFS그룹(4조6600억원)과 불과 200억원 차이에 불과했다. 

만약 2015년 11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재선정됐다면 롯데면세점은 지금쯤 글로벌 2위를 차지했을 것이다. 

그 사이 신규 면세사업자들은 더욱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졌고 롯데면세점의 '세계 1위 면세점'이라는 꿈도 사라져갔다. 

감사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관련 감사 결과는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에 가까웠다. 그야말로 '면세점 게이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향후 검찰의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이와 관련한 비리들은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롯데가 미워서 면세점 특허를 뺏은 건지, 아니면 두산과 한화를 밀어주기 위해 롯데에게 불이익을 줬는지 등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면세점 특혜 비리는 단순히 국내 기업들 간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쟁이자 국익과도 직격된다는 점에서 많은 안타까움을 남긴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 80% 이상은 외국인이다. 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은 외화 획득이며 국익과도 관련이 있다. 면세점을 수출업으로 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면세점 선정 과정에서 이런 글로벌하고 거시적인 시각 없이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면세점 특허 사업권을 남발하고 나눠먹기를 한 것은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세계 1위의 면세 기업이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독과점 논란 역시 글로벌 기준으로 접근해야지 국내만 봐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현 정부는 이제라도 전 정권에 있었던 면세점 특혜 비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와 더불어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에도 세계 1위의 면세 사업자가 나올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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