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대부분 정규직으로 시식사원 채용 오뚜기만 부각 억울...함영준 회장 20대 두자녀 800억대 주식 자산 소유
   
▲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오는 27~28일 개최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에 오뚜기가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오뚜기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주가도 급상승 중이다. 

청와대가 오뚜기를 포함시킨 배경은 마트 시식사원들의 정규직 채용 및 투명한 경영권 승계 등이 문재인 정부의 중견기업 적폐청산 기조와 부합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오뚜기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마트 시식사원'을 정규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업체인 오뚜기가 오는 27~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끌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오뚜기를 '갓뚜기'라고 표현하는 글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오뚜기가 이번 행사에 참석하게 된 배경은 마트 시식사원들의 정규직화가 문재인 정부에서 내세우는 비정규직의 정규화 정책 기조와 부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자산 1조6500억원대를 상속받으면서 상속세 1500억원을 내 투명한 승계를 했다는 점도 '착한기업'으로서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식품업체에서는 오뚜기가 투명하게 경영권 승계를 했고 라면가격을 동결하는 등 모범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마트 시식사원들의 정규직화는 과장된 측면이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식품업체 대부분은 백화점과 마트에서 일하는 시식사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자회사 CJ엠디원을 통해 2200여명의 시식사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농심의 경우도 외식 프랜차이즈를 하는 코코이찌방에서 일부 직원을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면서 일부 비정규직이 있을 뿐 대부분이 정규직이다. 

청정원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대상그룹도 시식사원 1400여명이 전원 정규직이며, 동원그룹의 동원F&B도 14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그외에 풀무원 등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시식사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시식사원들은 자사의 상품을 대형마트에 파견을 보내 홍보를 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자사의 제품을 제대로 알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대분의 식품회사들이 정규직으로 시식사원들을 채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뚜기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대화는 23일 청와대에서 발표하는 걸 보고 알았다"며 "부담스러운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함 회장이 부친의 주식 등 자산을 상속 받으면서 투명하게 상속세를 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90년대 생인 함 회장의 자녀들이 오뚜기 주식을 소유하는 과정이 합당했는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함 회장의 아들인 윤식씨는 1991년생으로 오뚜기 주식 7만130주(2.04%)를 보유하고 있고 딸인 연지씨는 92년생으로 오뚜기 주식 4만주(1.16%)를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 주식 21일 종가(74만5000원) 기준 윤식씨는 522억4685만원, 딸인 연지씨는 298억원의 주식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20대 중반의 일반 국민들이 경제적 활동으로 이 같은 주식을 매입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상속세를 제대로 내면서 자산을 상속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 한 것일 텐데 워낙 비정상적으로 상속이 이뤄지는 기업들이 많아 오뚜기가 부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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